우리나라는 정보화 혁명을 거치면서 세계 10대 경제 강국으로 거듭났다. 정보화에 대한 국가전략의 설정과 집행, 민간 부문의 과감한 투자와 혁신 노력, 정보화에 따른 사회·경제 환경 변화를 적극 수용하려는 국민의 열린 자세 등이 종합돼 이룩해 낸 성과라 할 수 있다.
정보화에 대한 국가 의지의 결집과 실행이 없었다면 정보화 혁명 격랑 속에서 찾아온 기회를 우리의 것으로 만들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정보화 시대를 성공리에 지나왔다는 것에 너무 오래 도취해 있을 수 없다. 우리는 지금 새로운 산업혁명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지능정보 사회로의 대전환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이미 우리나라도 정보화 시대에 쌓은 기초체력을 바탕으로 지능정보사회를 주도하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민간 부문에서 4차 산업혁명을 이끌 기술이나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것과 동시에 정부·공공 부문에서도 AI 국가 전략 마련 등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노력을 차곡차곡 진행해 왔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로 상황이 급변했다. 바이러스로부터 인류의 생명이 위협 당하는 위기 상황의 상시화에 대한 경고가 계속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 상황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일상생활이 크게 바뀔 것이다.
그 중심에 디지털 대전환이 자리한다. 사회적 거리 두기와 온라인으로의 급격한 전환은 오프라인의 소중함을 깨닫게 했지만 온라인 기반 실시간 대면 사회로의 전환은 돌이킬 수 없는 역사의 흐름이 됐다. 이러한 변화를 정확히 인식하고 주도해야 성공한 지능정보사회를 구현할 수 있다.
새로운 산업혁명 대두와 코로나19 사태로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더욱 어렵게 됐다. 그러나 생명과 인간 중심의 가치가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해 줬고, 그 가치를 추구하는데 디지털 대전환이 필수 불가결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AI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대전환을 통해 위험이 상시화된 시대에 필요한 원격의료, 초실감 체험형·몰입형·양방향·맞춤형 원격교육, 개별화된 자율주행서비스, 지능형 물류, 언택트(비대면) 배송,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 커넥티드 스마트 공장, 스마트 시티, 디지털 정부 등 산업과 국가 전반의 전면 체질 개선과 고도화가 진행돼야 한다. 이를 통해 경제 발전뿐만 아니라 사람 중심 사회 구현과 진정한 민주주의 발전을 꾀할 수 있을 것이다.
성공 미래를 열기 위해서는 정보화 혁명 시대에 공공과 민간이 힘을 합쳐 지금의 성과를 이룩해 낸 것처럼 그보다 진화된 공공과 민간, 정부와 국회의 초협력이 이뤄져야 한다.
국가 전반에 걸친 투명성을 증진하고 민간의 자율성을 강화하되 노동의 가치 변화에 대해 의식의 전향 전환과 새로운 일자리로의 전환을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디지털 대전환을 경험한 모든 국가 구성원의 사고방식이 더 혁신 형태로 발전할 수 있는 사회·문화·법제도 토양을 만들어야 한다.
온·오프라인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함께 진화할 수 있도록 진정한 융합과 디지털 가상세계 구축을 추진해야 한다. 디지털 대전환을 통해 국민 한 사람이라도 소외되지 않고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혜택을 볼 수 있도록 AI·데이터 기반 디지털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이 바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 뉴딜'의 핵심이어야 한다.
가 보지 않은 미래를 섣불리 예측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 미래를 성공으로 이끄는 길은 예측할 수 있다. '디지털 뉴딜'이 답이다.
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인공지능·빅데이터 정책연구센터장) kjchoi@gacho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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