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그룹, 글로벌 감산 본격화...韓 르노삼성 생산성 제고 시급

르노그룹, 글로벌 감산 본격화...韓 르노삼성 생산성 제고 시급

프랑스 르노그룹이 글로벌 생산능력 감산을 본격화한다.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가 시작한 구조조정에 따른 조치다.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은 감산이 선반영된 상태지만 사업 지속을 위해선 생산성 제고가 시급하다.

1일 르노그룹에 따르면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은 르노그룹 생산능력 재조정 프로젝트 대상에 들어갔다.

르노그룹은 이번 프로젝트의 '잠재적 영향을 받는 지역'에 한국을 포함했다. 프랑스, 중국, 러시아, 모로코, 터키, 루마니아 등도 이름을 올렸다. 반면에 아르헨티나, 브라질, 콜롬비아, 칠레, 인도, 포르투칼, 스페인 등은 제외됐다.

이는 르노그룹이 얼라이언스 내에서 유럽·러시아·남미·북아프리카에 집중하기로 한 데 따른 후속조치로 풀이된다. 생산품질과 생산성 등을 종합해 각국 공장 감산 규모를 결정할 전망이다.

르노그룹은 글로벌 생산능력을 지난해 기준 400만대에서 2022년 360만대, 2024년 330만대로 조정한다. 최종 17.5% 줄인다는 계획이다. 고정비 절감을 위해 글로벌 일자리도 1만5000개 감축한다.

르노삼성차 부산공장 감산은 선반영된 상태다. 부산공장 연간 생산능력은 24만대 수준인데 연간 8만~10만대 수준의 북미 수출용 닛산 '로그' 위탁생산이 3월 끝났다. 추가적으로 코로나19에 따른 부품 수급 차질 영향에 현재 가동률이 급락한 상태다.

르노삼성차는 생존을 위해 생산성 제고가 최대 과제다. 노사 분쟁보다 화합을 통한 생산성을 높이고, 이를 기반으로 생산물량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부산공장은 생산품질은 우수하지만 생산성이 낮은 곳으로 평가되고 있다.

앞서 호세 비센트 드 로스 모조스 르노그룹 제조총괄 부회장도 방한해 부산공장 생산성을 지적한 바 있다.

닛산도 생산능력을 축소할 계획이기에 르노삼성차 위탁생산 수주에 부정적이다. 닛산은 2023년까지 675만대 수준의 생산능력을 540만대로 20% 줄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르노삼성차는 'XM3' 유럽 수출 확정과 부산공장에서의 생산을 기대하고 있다. 르노그룹은 4월 XM3를 다른 국가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다만 르노그룹이 비용 효율화를 전면에 내세운 만큼 생산성 제고가 전제 조건으로 풀이된다.

르노그룹 구조조정 칼날을 피하려면 실적 개선도 수반돼야 한다. 르노삼성차는 실적이 우하향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4조6777억원, 영업이익 2112억원, 당기순이익 161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6%, 40%, 27% 하락했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닛산 위탁생산 종료 외 부산공장에 대한 추가 감산은 예정된 게 없다”면서 “생산성 제고를 통해 XM3 수출 물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