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화웨이 등 중국 기업 제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는 '수출 통제:미국의 다른 국가에 대한 안보 위협'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안보를 이유로 중국으로 수출 길을 차단하려고 애쓰지만 값비싼 경제 비용을 지불하고 무역·외교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채드 브라운 선임연구원은 “미국 행정부의 수출 통제 조치는 미국 기업과 중국 바이어간 단절이란 비용을 초래했다”며 “화웨이가 다른 운용체계(OS)를 선택하면 구글 안드로이드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제재가 중국 기업뿐만 아니라 중국 기업에 기술과 부품을 납품하던 미국 기업에도 위협이라고 경고했다. 화웨이가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미국 기술 사용을 중지할 경우 화웨이에 운영체제를 공급하던 구글이나 미국 반도체 기업은 주요 시장을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등 기술 거래에 대한 제재는 중국 정부로 하여금 반도체 산업에 대한 국가 지원을 늘리고, 주요 첨단산업에 대한 자국 내 조달을 골자로 한 공급 다변화를 앞당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미국의 일방적인 수출제한 조치에 대해 많은 동맹국은 국가안보와는 무관한 정치적, 경제적 이득을 취하려는 조치라고 평가하고 있다며, 미국의 수출 통제로 세계 시장에서 가격이 요동치고 각종 피해가 동맹국에 전가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도 '중국과의 무역 제한이 반도체 시장에서 미국 리더십을 어떻게 종식시키는가' 보고서를 발간, 양국 간 긴장 고조로 미국 반도체 기업의 경쟁력이 약화돼 시장 지배력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BCG는 미국이 수출 제한 기업 명단을 유지하면 미국 반도체 기업은 향후 3~5년 내 8%P 시장점유율 하락과 16% 매출 감소를 겪게 될 것으로 분석했다.
이 뿐만 아니라 중국이 기술 독립에 성공하면 향후 3~5년 내 미국 기업의 시장점유율(18%P) 및 매출(37%) 감소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매출 감소는 필연적으로 미국 반도체 산업 연구개발과 자본 지출 축소로 이어져, 최대 4만개 일자리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에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중국 제조 2025' 전략이 실행되면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이 14%에서 25~40%로 높아지고 미국의 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2~5%P 줄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 미국의 글로벌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45%~5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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