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日 기업은 어떻게 BCP 체계 구축했나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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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주요 기업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정보기술(IT)기반 사업연속성(BCP) 확보가 중요함을 강하게 인식했다. 대형 제조기업 중심으로 위기 상황에 대응하는 시스템과 전략 마련에 주력한다.

토요타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주요 부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었다. 수급에 차질이 생긴 부품 확인에만 일주일 이상 소요했다. 직접 거래가 없는 2차 이하 부품 공급 업체를 포함해 공급망 전반 파악 중요성을 인지했다.

토요타는 동일한 문제 발생에 대비하기 위해 2013년 공급망 데이터베이스(DB) '레스큐(RESCUE)'를 구축하기로 결정했다. 레스큐는 1차적으로 위험품목을 식별하고 이를 기반으로 생산거점을 분산한다.

생산거점별 재난방지책을 수립하고 재고관리 등 재난대응책을 마련한다. 토요타는 2차 이하 부품 공급업체까지 포함 6800여개 부품을 생산하는 65만여개 공급지점 정보가 담긴 공급망 DB구축을 완료했다.

공급망 DB는 완성차 엽계와 부품 공급업체 간 기업정보 공유 관련 상호 신뢰가 전제되지 않으면 실질 운영을 기대하기 어렵다. 토요타는 레스큐 공급망 DB 정보를 토대로 부품 공급업체와 재난발생 대비 훈련을 정기적으로 시행하며 시스템 중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주요 기업 정보가 외부 유출되지 않도록 시스템 정보보안도 강화했다.

공급망 DB는 2016년 4월 두 차례 걸쳐 발생한 구마모토 지진 당시 토요타 생산공장의 신속한 업무재개에 기여했다. 당시 지진 발생 직후 토요타는 부품조달이 정체될 것을 미리 예상하고 외부 대체생산, 운송대책 등 DB기반 대응책을 신속하게 만들어 생산라인 복구 시간을 최소화했다.

소니는 동일본대지진 발생 직후 부품과 소재 안정적 조달을 위해 파트너 기업과 공동으로 BCP를 추진했다. 파트너 기업을 대상으로 소니와 직접 거래를 하지 않는 2차, 3차 공급업체 정보를 공개하고 지역 리스크 회피 관점에서 생산체제 재검토를 요청했다. 워룸을 만들어 그룹 내 부품·소재 정보와 파트너 기업 피해·공급 상황을 포함한 다양한 정보를 집약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닛산은 재해 발생 시 개발·생산·구매 부서가 연계해 정보를 수집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동일본대지진 등 비상 상황 발생 시 사업소 피해상황, 피해공장 지원 체계, 공급업체 정보 수집 등 한눈에 상황을 파악하고 대책 마련이 가능하다.

중견기업도 IT 기반 BCP 대책 마련에 분주했다. 자동차 부품제조사 아이신 정밀기계는 동일본대지진 이후 지진 피해가 발생한 지역 지도나 재해정보와 거래처 데이터를 연동시키는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본격 운영했다.

시스템은 2016년 구마모토 지진재해 당시 효과를 발휘했다. 자회사 아이신 규슈를 비롯한 자회사가 피해를 입었지만 시스템 덕분에 지진발생 후 몇 시간 만에 현지 상황을 신속하게 파악해 대체 생산에 돌입, 차질 없이 공장을 가동했다.

케이힌,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 등도 조달정보 DB 구축 등으로 재해 발생 시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대책을 마련한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