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전기차 배터리 '스태킹' 방식으로 만든다…헝가리에 양산 라인 구축

삼성SDI가 전기차 배터리 제조 방식에 큰 변화를 준다. 고밀도·고용량 배터리 생산을 위해 기존 '와인딩' 방식 대신 '스태킹' 공정을 도입하기로 했다.

스태킹 방식은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 배터리를 만드는 데 활용 중인 기술이다. 스태킹이 배터리 업계 대세 기술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삼성SDI 헝가리 공장 조감도
삼성SDI 헝가리 공장 조감도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스태킹 방식 배터리 제조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회사는 천안에 파일럿 라인을 만들어 시험 생산한 데 이어, 헝가리 공장에 양산 라인을 구축 중에 있다. 배터리 소재를 일정 길이로 자른 후(Notch) 이를 쌓는 방법(Stacking)으로 최종 완성품을 만드는 과정을 거친다.

삼성SDI는 그동안 양극재, 분리막, 음극재를 둘둘 마는 '와인딩' 방식을 활용해 배터리를 제조해왔다. 하나의 거대 셀을 둥글게 말아 각형이나 원통형 케이스에 넣어 배터리를 만드는 것이다.

삼성SDI 전기차 배터리 '스태킹' 방식으로 만든다…헝가리에 양산 라인 구축

와인딩 방식은 삼성SDI가 오랫동안 사용해와 삼성SDI 배터리를 대표하는 기술로 여겨졌다. 하지만 삼성SDI는 전기차에서 필요로 하는 에너지 밀도가 높은 고용량 배터리를 위해 '스태킹' 방식을 새로 준비했다.

스태킹은 말 그대로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이 합쳐진 개별 셀을 층층이 쌓는 방식이다. 셀 수십 개를 쌓아 올려 하나의 배터리를 완성하는데, 이는 와인딩 방식 대비 에너지 밀도와 내구성에 장점이 있다는 평가다.

셀을 말아 올리게 되면서 낭비되는 공간이 발생해 에너지 밀도가 낮아지고, 장시간 충·방전을 하게 되면 뒤틀림 현상이 발생하면서 배터리가 부풀어 오를 가능성도 있다. 반면에 스태킹은 잔여 공간을 최소화해 고용량 배터리를 만들 수 있다.

삼성SDI의 구체적 양산 시점은 확인되지 않았다. 단, 삼성SDI는 최근 스태킹 공정에 필요한 장비를 발주 내 현재 헝가리 공장에 설비를 구축 중에 있어 헝가리 스태킹 라인은 내년 본격 가동될 전망이다. 이 사안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헝가리 라인을 증설하면서 스태킹 공정이 갖춰지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SDI는 지난 4월 헝가리 공장 증설을 위해 전세기를 투입한 바 있다.

셀을 쌓아 만드는 스태킹 공정은 중대형 배터리 분야에서 대세 기술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LG화학은 '스택 앤 폴딩' 또는 '라미네이션 앤 스태킹'으로 불리는 전극을 쌓아 붙여 접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접착공정 없이 전극을 먼저 낱장으로 재단 후 분리막과 번갈아가면서 쌓는 '지그재그 스택킹'을 적용하고 있다.

삼성SDI 전기차 배터리
삼성SDI 전기차 배터리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