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가 사실상 파행으로 시작하면서 정부가 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마련한 3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처리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5일 통합당 반발에도 국회의장단 선출을 위한 본회의를 개최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본회의 의사진행 발언에서 “(여당이) 다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밀어붙이면 21대는 출발부터 순항할 수 없다”고 향후 추경안 처리에서 난항이 있을 것을 예고했다.
민주당은 3차 추경안 처리가 시급한 만큼 바로 심사해 여야가 신속하게 집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연일 “코로나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3차 추경이 시급하다”며 야당이 협조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반면 통합당은 역대 최대 단일 규모 추경인 만큼 협조는 하겠지만 세세한 용처를 따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코로나 피해를 입은 피해자 중심의 추경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는 지난 4일 통합당 의총에서도 “민주당이 6월 말까지 추경 처리를 해달라고 하는데 35조3000억원이란 돈을, 국민혈세 들어가는 예산을 눈감고 해달란 말이나 다름 없다”며 “코로나 예산은 20%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3차 추경에 태양광 보급, 와이파이 구축 같은 시급하지 않은 예산을 끼워넣었다”며 “추경 자체를 원칙적으로 반대하지 않지만 재원대책이나 용처라든지 이런 것은 국민을 대신해 철저히 따질 생각”이라고 말했다.
국회에 제출된 추경안은 여야가 내역을 심사하고 규모를 협의한 후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와 본회의를 통과해야 집행될 수 있다. 이 과정을 거치려면 여야가 상임위 위원장 협상을 타결하고 원을 구성해야 한다. 각 당은 예결위 위원을 선정하고, 이들이 나서서 추경을 심사한다.
하지만 8일 원 구성 여부를 지켜봐야 하는데다 지난 5일 민주당 단독 개원으로 인한 앙금이 남아 있어 통합당이 추경 심사에 적극 협조할지는 미지수다. 통합당이 추경안 처리에 합의하더라도 세부 내용 조율 등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5일 국회의장이 선출된 이후 여야 원내대표가 국회의장실에서 만났지만 이견을 줄이지 못했다. 주 원내대표는 “원 구성 협상에서 많은 것을 요구하지도 않는다”며 “지금 최소한의 입장을 말씀드리는데 그건 민주당에 달려있다. 4년간 국회 룰을 정하는 개원 협상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그것을 당론으로 정한다고 한다면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코로나19로 닥쳐올 여러 경제적 어려움에 국민 걱정이 많다”며 “국회 개원과 의장단 선출이 상임위 구성과 연계돼서 야당이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정상적 개원식이 이뤄지고 활발하게 상임위 등이 운영되면서 국민의 삶을 챙기는 그런 국회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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