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월 기준 국내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은 총 11개다. 지난해 말 바이오시밀러 제조기업 '에이프로젠' 이후로 신규 유니콘 등장이 없다.
국내 유니콘은 커머스·유통 분야에 집중돼 있다는 특징이 있다. 국내 유니콘 1호 쿠팡을 포함해 위메프, 무신사는 e커머스 기업으로 분류된다. 신규 유니콘 후보들도 커머스 계통이 주로 거론된다. 지난달 투자유치로 기업가치 약 9800억원 평가를 받아 유니콘 등극이 확실시 된 컬리(마켓컬리)는 신선식품 중심 e커머스 업체다. 상장 시 기업가치가 1조원 수준으로 평가되는 와디즈 역시 커머스 성격이 강한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이다.
L&P코스메틱은 화장품 제조사로 분류되지만 도소매 및 중개, 무역을 겸한다. 지피클럽은 전자제품 유통회사로 출발해 현재는 화장품 브랜드 유통으로 자리잡았다. 옐로모바일, 야놀자와 우아한형제들은 O2O(Online to Offline) 플랫폼 업체로 분류된다. 오프라인 상품을 온라인에서 중개하므로 넓게 볼 때 커머스의 일종으로 분류된다.
커머스 계열이 아닌 유니콘은 게임 제작사 크래프톤, 핀테크 업체 비바리퍼블리카, 바이오기업 에이프로젠 단 3곳에 불과하다. 글로벌 유니콘들이 공유경제, 클라우드, 인공지능 등 공유·융합 비즈니스 분야에서 괄목할 성장을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가장 많은 유니콘을 보유한 나라는 미국이다. 210곳 유니콘 중 클라우드가 32개, 핀테크가 21개, 인공지능(AI) 분야 업체가 20개로 나타났다. 이커머스는 17개로 비중이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중국 역시 한국과 사정이 비슷한 편이지만 자동차 교통 및 핀테크 분야에서 두각을 보인다. 중국 첸잔산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전체 유니콘 중 모빌리티가 27개, 핀테크 26개, 기업 서비스 23개, e커머스가 20개 순이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도 기술 기반 유니콘 육성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산업 전반에 걸쳐 제기되고 있다. 기술기반 창업 기업들은 시장 기반 창업에 비해 시장 수요 파악 및 제품 개발 전략 수립에서 실패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기술 창업 한계점을 공공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으로 1차적으로 해결하고, 이후 민간 주도 기술창업 지원 및 투자로 연결시키는 방안이 제시된다. 또한 혁신적 해외 비즈니스 모델 사례를 국내 적용할 수 있도록 분석하고 정보를 제공하는 비즈니스모델 연구센터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