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인 미디어]일거수일투족 감시하는 '투 핫' AI 스피커

넷플릭스 오리지널 투 핫
넷플릭스 오리지널 투 핫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투 핫(Too Hot)' 열기가 제목 그대로 뜨겁다. 국내에서도 넷플릭스 콘텐츠 순위 톱10에 장기간 이름을 올렸다. 투 핫은 새로운 사랑과 인연을 찾아 멕시코 휴양지로 모인 '19금' 젊은 남녀의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이다.

영어권 각국에서 모인 젊은이에게 미션이 떨어졌다. 진정한 사랑을 찾기보다 가벼운 만남, 육체적 관계만 추구하던 출연자에게 스킨십 금지령을 내렸다. 위반 시 총 10만달러 상금에서 수천~수만달러를 차감하는 방식으로 미션을 내세웠다.

미션 준수 여부를 24시간 깨어있을 수 있는 인공지능(AI) 스피커 '라나'가 확인했다. 촬영장인 팬션 곳곳에 위치한 하얀 고깔 모양의 라나는 출연자의 대화를 듣고 행동을 관찰하며 때론 그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곁을 지켰다.

매일 1~2회 출연자를 한 자리에 모아 그날의 공지사항과 미션 준수 여부를 발표했다. 인기 출연자 해리와 프란체스카가 미션을 어기면 라나는 어김없이 벌금을 부과했다.

10여명 출연자의 일상을 관찰한 AI 스피커는 말 그대로 기존 스피커에 AI 기능을 더한 스피커다. 단순하게 소리를 전달하던 스피커에서 생각하고 관리까지 가능한 AI 스피커로 거듭났다. AI 알고리즘을 이용해 이용자와 음성으로 의사소통을 한다.

초기에는 개인 취향에 따라 음악 추천 등 음악 감상과 라디오 청취, 그날의 날씨를 알려주고 검색결과를 읊어주는 기능에 국한돼 있었다. 자연어 처리, 음성 인식, 검색, 번역 등 AI 기술이 발전을 거듭해 생활 속 AI 비서로 자리매김했다.

집안 곳곳의 가전과 스마트폰 등을 연결하는 사물인터넷(IoT) 기반 스마트홈 구현에 최적화된 '허브' 역할도 맡고 있다. 스피커는 전력 소모가 많지 않은 데다 가격도 다른 가전 대비 저렴해 스마트홈 허브 서비스로 최적화돼 있다.

스마트홈 환경에서 AI 스피커를 활용하면 직접 움직이지 않고도 음성으로 기기를 관리·제어할 수 있게 된다. 딥러닝 기술을 적용, 쌓이는 데이터가 늘어날수록 학습도 가능하다. 이용자가 자주 활용할수록 이해하는 문장과 단어 등이 늘어나 인식도를 높일 수 있다.

해외에서는 아마존이 가장 먼저 시장에 진출한 가운데 구글, 애플 등 글로벌 IT 기업이 AI 스피커를 출시했다. 국내에서는 SK텔레콤, KT, 삼성전자, 네이버, 카카오 등이 AI 스피커 서비스를 하고 있다.

라나는 합숙 기간 동안 모든 출연자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역할도 했지만, 그들이 진정한 사랑을 찾을 수 있도록 조언하고 조력자 역할을 했다.

우리 일상 속 AI 스피커는 조지 오웰 '1984' 빅브라더가 아닌 조력자이자 비서로 함께하기를 바란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