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이 내달 초 코스피 시장에 상장해 글로벌 사업 확대 발판을 마련한다. 미국 직접 판매를 시작한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를 앞세워 미국, 유럽, 아시아에 단계적으로 진출한다. 공모자금으로 수면장애 신약 '솔리암페톨', 소아용 희귀 뇌전증 치료제 등 추가 임상 파이프라인 개발과 상업화에 속도를 내 세계 시장에서 확실하게 입지를 다질 방침이다.
조정우 SK바이오팜 사장은 15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이같은 사업 전략을 공유했다.

SK바이오팜이 상장 준비에 본격 나서면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국내에서는 새로운 '바이오 대장주' 탄생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조 사장은 “이렇게 좋아도 되나 당황스러울 정도로 투자자 반응이 좋다”며 “우리도 고무돼 있을 정도”라고 전했다.
시장에서 SK바이오팜에 대한 기대가 높게 형성된 이유는 핵심 제품인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가 상용화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25년 연구개발 노하우를 집대성한 제품으로 해외 기업에 기술이전하지 않고 SK바이오팜 미국 자회사 SK라이프사이언스가 직접 현지 판매를 시작한 것도 기대감을 높인 이유다.
조 사장은 “세계 뇌전증 치료제 시장은 미국이 60%를 차지하는데 미국 식품의약국(FDA)을 통과하면 세계 어디든 진출할 수 있을 정도여서 반드시 미국에서 성공해야 한다는 목표를 세웠다”며 “그래서 현지에 기술이전을 하지 않고 직접 판매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조 사장은 세노바메이트 핵심 경쟁력으로 경쟁사보다 월등히 높은 발작 완전소실율을 꼽았다. 통상 뇌전증 치료제는 발작횟수 감소, 발작빈도 50% 감소 환자수 등이 중요 기준이 된다. 세노바메이트는 이에 더해 전략적으로 발작 완전소실 비율까지 강조한다. 기존 치료제의 발작 완전소실율이 평균 3~4% 정도인데 세노바메이트는 28%까지 나왔다.
조 사장은 “임상 결과 현저히 높은 발작 완전소실율을 기록했고 이에 대해 이 분야 저명한 전문가들이 '가능성 높은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하는 등 반응이 좋다”고 강조했다.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가 부분발작 치료제로 승인받은데 이어 전신발작에 적용할 수 있는지 임상을 실시하고 있다. 오는 2023~2024년에 추가 승인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회사는 현재 8개 글로벌 파이프라인을 보유했다. 지난 25년간 중추신경계에 특화한 화합물 라이브러리를 약 3만개 갖췄고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신약개발도 추진하는 등 연구개발 플랫폼 역량이 상당히 높다고 자부했다.
미국 직접 판매에 이어 유럽에는 기술수출 형태로 진출한다. 현지 파트너사 아벨(ARVELLE)과 손잡고 내년 상반기 중 유럽의약품국(EMA) 승인을 거쳐 유럽 32개국에 세노바메이트를 판매할 계획이다.
조 사장은 “희귀 소아뇌전증을 위한 '카리스바메이트'도 후속 파이프라인 중 기대가 크다”며 “뇌전증은 환자 본인뿐 아니라 가족도 함께 고통받는 질병인 만큼 좋은 치료제를 빨리 보급하기 위해 기업공개와 미국 판매 계획을 계획대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SK바이오팜은 지난 10일부터 18일까지 해외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실시하고 있다. 오는 17일과 18일 국내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거쳐 19일 공모가를 확정할 계획이다. 공모 예정가는 주당 3만6000∼4만9000원이며 최대 9593억원을 공모하게 된다. 23일과 24일 청약을 실시해 내달 2일 상장할 예정이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