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양보없는 여야, 협상 결렬…민주당 단독 표결 나설듯

국회 상임위원회 구성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의장과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위해 의장실에 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회 상임위원회 구성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의장과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위해 의장실에 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야가 15일 국회 전반기 원 구성을 위한 마지막 협상에 나섰지만 결렬됐다. 박병석 국회의장,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회동했지만 법제사법위원장 배분에서 결국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어 단독으로라도 상임위원장을 선출하겠다고 압박했다. 통합당은 주호영 원내대표가 기자회견을 열고 '일당 독재'라고 비난했다. 본회의에는 민주당 강행 처리에 반발해 불참할 가능성이 높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에게 “지난 금요일 박 의장이 오늘 상임위원장을 선출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오늘 본회의에서 상임위원장 선출 안건 상정을 처리해달라고 강력히 얘기했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전 상임위원장을 다 선출해야하며, 범위는 의장이 판단할 것”이라고 전했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의장과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위해 의장실에 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의장과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위해 의장실에 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호영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의회독재, 일당독재의 문을 열어 젖히려 한다”며 “18개 상임위 중 18개를 다 가져가겠다는 민주당과 최소한의 견제장치를 달라는 미래통합당, 과연 누가 무리한 욕심을 부리고 있느냐”고 반문했다.

주 원내대표는 “청와대와 집권 여당에 충고한다. 다수의 힘으로 야당을 밀어붙이고 가는 것이 쉬워 보이겠지만, 결국 '승자의 저주', '권력의 저주'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것”이라며 “집권세력은 폭주열차처럼 내달리다가 스스로 무너지고 말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상임위 강제 배정과 일방적 위원장 선임은 두고두고 부끄러운 헌정사로 남을 것”이라며 “대통령 임기가 이제 채 2년도 남아 있지 않다. 나라의 미래를 위해 협치로 도와주고 싶었지만, 그 마음도 이제 접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제 공은 박 의장에게 넘어갔다. 박 의장의 최종 결단이 중요해진 상황에서 범여권과 통합당의 초선 의원들은 박 의장을 각각 방문했다. 민주당, 열린민주당, 기본소득당 등 범여권 초선 10여명은 국회가 일하는 국회가 될 수 있게 오늘 반드시 상임위를 구성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통합당 초선 10여명 역시 박 의장을 방문해 법사위 여당 단독 원 구성에 반대 뜻을 전했다. 이들은 법사위 상임위원장안이 통과되면 여야는 건너지 말아야 하는 강을 건너게 된다고 밝혔다.

박 의장은 “양쪽을 다 만족시킬만한 안은 없다. 선택만 남았다”며 “지난 12일 국민들께 오늘은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약속을 했다. (처리) 범위에 대해선 좀 더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