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韓자동차 전·후방 산업 '상생' 플랜 가동...3000억 긴급 투입

상생을 통한 자동차 산업 살리기 현장간담회가 15일 경기 성남시 코리아에프티 판교 연구소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황윤철 경남은행장, 지성규 하나은행장,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은성수 금융위원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박주봉 중소기업옴부즈만, 허인 KB국민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상생을 통한 자동차 산업 살리기 현장간담회가 15일 경기 성남시 코리아에프티 판교 연구소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황윤철 경남은행장, 지성규 하나은행장,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은성수 금융위원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박주봉 중소기업옴부즈만, 허인 KB국민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정부가 한국 자동차 산업의 생태계 활성화와 전·후방 협력사의 '돈맥경화' 해소를 위해 3000억원 규모의 긴급 특별보증을 시행한다.

코로나19 사태로 한국 주력산업 가운데 하나인 자동차 협력업체의 유동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이를 해소하고 전·후방 산업 간 상생 플랜을 마련하겠다는 비상 대책이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15일 경기 성남시 코리아에프티 판교 연구소에서 '상생을 통한 자동차 산업 살리기 현장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계획을 공개했다.

은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추가경정예산 재원과 완성차 업체 출연금 등을 통해 자동차 협력업체를 지원하는 보증 프로그램을 조만간 실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산업 상생협력 특별보증은 재정과 완성차 업체, 자치단체 출연금을 바탕으로 중소·중견 협력업체를 집중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신용보증기금 특별보증을 통해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중소·중견 협력업체가 은행에서 원활하게 금융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는 취지다.

특별보증 가운데 일부는 '프로젝트 공동 보증' 형태로 운영한다. 완성차 업체의 특정 생산 프로젝트 단위로 보증 심사를 하는 대신 생산에 참여하는 협력업체에 손쉽게 보증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지원 규모는 3000억원 이상으로 재정 100억원, 현대자동차 출연 100억원 등이 투입된다. 한국GM과 지자체 출연 규모는 현재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은 위원장은 “중소·중견 협력업체 스스로 신용도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안도 논의하겠다”면서 “정책금융기관이라는 전문성을 활용해 기업에 컨설팅을 제공하는 방안 등을 포함한 다각도의 활성화 플랜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성윤모 장관은 “신용등급이 낮은 부품기업이나 중견기업은 그동안 지원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며 금융권의 협조를 당부했다.

신용보증기금은 마련하고 있는 자동차산업 상생협력 특별보증을 통해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신용도가 취약한 중견기업까지 보증 지원을 해 주기로 했다.

상생을 통한 자동차산업 살리기 현장간담회 상생을 통한 자동차산업 살리기 현장간담회가 15일 경기도 성남시 코리아에프티 판교연구소에서 열렸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오른쪽)이 모두발언 하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상생을 통한 자동차산업 살리기 현장간담회 상생을 통한 자동차산업 살리기 현장간담회가 15일 경기도 성남시 코리아에프티 판교연구소에서 열렸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오른쪽)이 모두발언 하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은 현대자동차 등 완성차 업체와 협의, 중·저신용 등급 부품 협력업체를 위한 '우대금리 대출 프로그램' 마련에 합의했다. 특히 산은은 자체 자금을 활용해 자동차 협력업체를 중점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단기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완성차 업체를 지원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국책은행과 시중은행은 완성차 업체의 무신용장 거래 방식인 D/A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현 D/A 거래 한도를 유지하고 거래 한도 기한도 현행 60일에서 최대 120일까지 연장한다. 완성차 업체의 해외 현지법인에 대한 자금 지원 확대와 차입금 만기 연장도 지원 방안에 포함된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완성차 업체뿐만 아니라 전·후방 협력업체의 현장 애로 사항이 가감 없이 논의됐다. 간담회에 참석한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그동안 수출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 극심한 유동성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해외 딜러망 훼손으로 인해 수출 판매대금 회수가 제대로 되지 않고, 해외 현지법인 자금난도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며 정부와 금융권 지원이 절실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상생을 통한 자동차산업 살리기 현장간담회 상생을 통한 자동차산업 살리기 현장간담회가 15일 경기도 성남시 코리아에프티 판교연구소에서 열렸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상생을 통한 자동차산업 살리기 현장간담회 상생을 통한 자동차산업 살리기 현장간담회가 15일 경기도 성남시 코리아에프티 판교연구소에서 열렸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자동차 부품업계도 이날 정부에 1차 중견 협력업체에 대한 만기 연장과 중·저신용등급 업체를 위한 신규 유동성 공급을 확대해 달라고 요청했다.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과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은 협력업체의 위기 극복을 위해 상생 플랜 재원을 함께 부담하겠다고 밝히는 등 금융권과 적극적인 공조 체제를 만들겠다고 제안했다.

산업부와 금융위는 업계 요구 사항과 논의된 지원 방안을 토대로 빠른 시일 안에 세부 운영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