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가 필요로 하는 에듀테크, 교사가 교육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에듀테크.'
고규환 아이스크림미디어 신사업실장의 꿈이다. 불과 두 달 전까지 초등학교 교사였던 고 실장은 정부와 기업에 수차례 이 같은 시스템을 건의해오다 개발을 위해 직접 뛰어들었다.
고 실장은 “12년 동안 초등학교 교사를 하면서 행정 업무에 치여 수업과 교육에 집중하지 못하는 상황이 너무 안타까웠다”며 학교를 떠나 기업에 몸을 담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1년에 학교에 쏟아지는 공문만 1만2000건 정도인데 이를 클릭 몇 번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 교사들이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시간은 훨씬 많아질 것”이라면서 “전공을 살려 과학 수업 준비 부담을 줄여주는 서비스도 개발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고 실장은 2008년부터 올해 4월까지 경기도 지역에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했다. 스마트 교육 선도 교사로서 많은 활동을 했다. 교육당국이나 기관에 자문과 요청도 수차례 했다. 그때마다 고 실장은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 행정에서 만큼은 '클릭교사'가 되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고 실장의 말의 귀 기울였던 정책입안자들은 열심히 메모하고 논의했으나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학교를 2~4년에 한 번씩은 옮기는 초등교원 특성상 학교 기자재를 비롯해 전반적인 상황을 파악하기 힘든데도 이를 확인하고 보고해야 하는 공문이 쏟아졌다.
고 실장은 “학교에 온 지 1년 밖에 안됐는데 4년 전 PC 구매 현황에 대한 국회의원실 요청 공문이 와서 어렵게 작성한 적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그가 가장 안타까웠던 대목이다. 대부분 행정은 입학식, 졸업식, 어린이날, 운동회 등 매년 반복되는 행사나 자료에 대한 것이다. 그런데도 자동화돼 있지 않아 교사들은 매번 고생하고 교육에 전념해야 할 시간을 허비한다.
그는 “작은 학교는 상황이 더 심하다. 공문은 큰 학교, 작은 학교를 가리지 않는데 소규모 학교에서는 적은 수의 교사가 이를 다 나눠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까지 분교에서 근무하면서 고 실장의 고민은 더욱 커졌다. 어렸을 때부터 꿈이었던 교직을 그만두고 기업에 합류할 만큼 에듀테크에 대한 그의 요구는 간절했다.
고 실장은 원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나면 다시 임용고시를 치러 학교로 돌아가고 싶다고 할 만큼 교사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그의 심화과목인 과학 교사로서 애정은 더욱 그렇다. 과학 수업을 지원하는 에듀테크에 대한 구상도 밝혔다. 초등 과학교사로서 과학수업을 준비하며 절실히 느꼈던 에듀테크 '과학 아이스크림'도 개발할 계획이다.
고 실장은 “과학 수업만큼 준비·실행·정리·피드백이 복잡한 교과가 없다”면서 “교사가 수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