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에 레이더가 장착돼 있었다면 영종대교 106중 추돌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을 겁니다. 레이더 기술을 통해 자율주행차는 물론 일반차량 간 사고가 없도록 하는 게 목표입니다.”
이재은 비트센싱 대표는 자동차 전장부품 업체 만도 출신 개발자다. 차량용 레이더를 개발한 핵심 연구원 가운데 한 명이다. 2008년 만도에 입사, 5년 만에 이뤄 낸 성과다. 이같이 짧은 경력의 개발자가 산업용 레이더 가운데 난도가 가장 높은 차량용 레이더 개발에 큰 역할을 한 건 이례다.
이 대표는 지난 2015년 인천 영종대교 추돌사고에 충격을 받고 2018년 비트센싱을 설립했다. 비트센싱은 고해상도 4차원 이미징 레이더를 개발하고 있다. 회사 식구는 30여명 규모다. 이 가운데 21명이 개발자다. 비트센싱은 레이더 기술력을 인정받아 만도 등으로부터 7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 자금은 글로벌 시장 진출과 인력 충원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미국 실리콘밸리 등 북미지사 두 곳을 설립하고 현지 연구소도 계획하고 있다”면서 “회사 인력도 연내 50여명 수준으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카메라와 레이더만으로 자율주행을 실현하는 게 최종 목표다. 이 대표는 “라이더의 안정성과 유지보수 비용, 개발비 등을 고려하면 현재는 '카메라+레이더' 조합이 해답”이라면서 “센서 구성에 드는 비용은 라이다를 빼면 90분의 1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비트센싱은 카메라와 조합한 자율주행용 레이더를 개발하고 있다. 79㎓ 대역을 사용하는 4D 이미징 레이더 'AIR 4D'다. 우선 내년에 열릴 CES 2021에서 프로토타입을 선보이고 같은 해 기술검증(PoC)을 진행할 계획이다. 완성차 업체를 상대로 영업을 전개, 차량에 선탑재되도록 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연내 77㎓ 대역 기반의 오토모티브 레이더 'ADAS'를 출시하고, 에프터마켓도 공략한다.
비트센싱은 차량용 레이더뿐만 아니라 도로 교통 정보를 수집하는 24㎓ 대역 기반 '트래픽 레이더'도 개발했다. 트래픽 레이더가 차량용 레이더가 보지 못하는 부분의 정보까지 수집 및 공유, 운전자 주행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 원활한 교통 흐름을 위해 교통신호제어기와 연동할 수도 있다. 비트센싱은 도로교통공단과 PoC를 앞두고 있다.
레이더를 차량 외 다른 분야에도 접목한다. 이 대표는 “레이더는 카메라와 달리 프라이버시 보호가 가능해 특정 공간에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사용할 수 있고, 화재사고 인명 구출에도 접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1분기에는 60㎓ 대역의 콤팩트 레이더 '미니'를 선보이고 레이더 기술을 헬스케어, 스마트홈 분야에 접목한다. 비트센싱은 국내는 물론 싱가포르, 베트남 등에서 다양한 레이더 관련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이 대표는 “AIR 4D는 다른 레이더와 달리 4D 이미징이 가능하고, 전방에 있는 물체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어 사고 위험을 줄일 수 있다”면서 “현재 제품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각각 예정된 시기에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
-
박진형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