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대학 등록금 반환 논란에 국회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정부 대책 마련을 주문하고 건국대가 전국 대학 중 처음으로 등록금 일부 감면 계획을 발표하는 등 관련 논의가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국회도 3차 추가경정예산안에 반영하기 위한 작업을 착수했다.
정부·여당은 17일 국회에서 교육위원회 당정협의회를 갖고 3차 추경 예산편성과 원격교육체제 구축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박찬대·유기홍·권인숙 등 교육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과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연명 청와대 사회수석 등이 자리했다.
21대 국회 교육위가 구성되고 열린 첫 당정 협의회로 상견례 의미가 컸지만, 최근 화두로 떠오른 대학 등록금 반환에 대한 의견 교환이 이뤄졌다.
등록금 반환 관련 대학생과 학부모 요구에 어떻게 응답할 것인지에 대해 많은 얘기가 오갔다. 논이 결과 관련 지원에 대해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등록금 반환 재정을 3차 추경에 포함하는 방안이 검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위 간사인 박찬대 민주당 의원은 “(등록금 지원 관련)3차 추경 예산이 1900억원 정도 잡혀 있었는데 기획재정부에서 삭감됐다”며 “추경안 심사 과정에서 증액 여부와 규모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당 차원에서 3차 추경에 등록금 반환 관련 재정이 포함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추경에 등록금 반환 예산이 반영되지 않은 것은 문제라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민주당은 빠른 시일에 교육위를 열어 논의한다는 계획으로 통합당이 보이콧을 멈추고 상임위에 참여할 것을 요구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며 “이번 기회에 대학과 학생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합리적인 기준과 대응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획재정위원회에서도 대학 등록금 반환 이슈가 다뤄졌다. 기재위 의원들은 학교와 학생당국이 협의를 해서 등록금 반환이 결정될 경우 정부의 지원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등록금 문제는 대학 자체적으로 결정할 문제로 정부가 먼저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만약 필요하다면 기존에 재정을 지원하는 창구가 있는 만큼 이를 확대하는 방향을 검토할 수 있지만 등록금 반환을 직접 정부 재정으로 커버(감당)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