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귀남의 기업가정신 바로보기]<3>'왜'가 중요하다

[김귀남의 기업가정신 바로보기]<3>'왜'가 중요하다

기업가 정신은 꼭 창업에만 필요한가. 대부분 기업가 정신 하면 창업을 생각한다. 기업가 정신은 언제 어디서나 존재해야 하고 우리의 시대 정신이 돼야 한다. 필자는 기업가 정신 유무와 세일즈맨의 성과 차이 분석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기업가 지향성으로 혁신성, 미래 지향성, 위험 감수성, 자율성, 적극성을 띤 세일즈맨 성과가 그렇지 못한 세일즈맨 성과보다 월등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기업이 성과를 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직원이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돼 있는가가 중요한 척도라 할 수 있다.

기업가 정신을 갖춘 직장인은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하고 개선하려 한다. 항상 '왜?'를 생각하며, 주어진 일만 아니라 자신의 사업 하듯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헌신한다. 결국 이런 직장인이 경영층으로 올라간다. 이 땅의 수많은 직장인은 무슨 생각을 하면서 일할까. 세일즈에서 기업가 정신은 무엇일까. 어떤 직장인은 운이 좋아 장사 잘되는 제품을 맡아 별 노력 없이 승승장구하고, 어떤 직장인은 항상 어려운 일을 맡아 결과물이 시원찮아 고생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기업가 정신이 있는 직장인은 성과가 좋든 나쁘든 무언가를 개선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한다. 특정 거래처에 기업간거래(B2B) 판매를 담당한다면 거래처 사장같이 생각하고 일한다. 업체의 전략을 알고 제품별 매출, 거래처, 추세 등을 두루 꿰고 있다. 무슨 제품을 어떻게 디자인해야 할지, 앞으로 어떤 제품을 개발해야 할지 등에 대한 인사이트를 갖추고 있다. 모든 거래처 고객을 자기 사람으로 만들려고 노력한다.

이것이 직장인의 기업가 정신이라 말하고 싶다. 특히 요즘과 같은 불확실성 시대에는 직장인의 기업가 정신이 더더욱 요구된다.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세상은 어떻게 바뀔 것인가' 같은 강연, 책자 등이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새로운 언택트 사업이 홍수를 이루지만 어느 기업이 이를 빨리 사업화할 것인가.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된 직원을 많이 보유한 기업이 승리할 것이다. 시키는 것만 한다든지 눈치만 보는 소극형 직장인은 변화의 주체가 될 수 없다. 끊임없이 '왜?'를 생각하며 현재를 개선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는 직장인, 이들만이 변화를 일궈 가며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나갈 것이다. 이런 진취형 직원들을 우대하고 의견을 들어 주는 기업 문화가 존재해야 한다. 이는 경영자 몫이다.

한동안 미국에서는 '구독형 상거래'가 유행했다. 예를 들면 매월 일정 금액을 내면 면도용품을 정기 배달해 주는 서비스다. 물론 많은 창업 기회도 존재하지만 각 기업에서도 새로운 시각으로 유통 부가가치 창출을 생각해 보면 현 사업의 연장선에서 많은 기회가 존재한다고 본다. 그러나 사업은 누가 기획할 것인가. 기업가 정신으로 충만한 엘리트 직원들이다. 많은 아이디어를 청취할 수 있는 인프라는 경영층이 마련해 줘야 한다. 이는 한 사례일 뿐이다. 사람에 따라 직장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찾아보면 누구나 도처에서 기업가 정신을 경험할 기회가 있다. 꼭 찾아보기 바란다.

김귀남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코리아 대표이사 38cobham@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