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가 여객기 객실로 화물을 운송할 수 있는 기준이 완화된다. 방염포장을 하지 않아도 일정 기준을 맞추면 일반 상자 운송도 가능해진다. 코로나19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는 항공업계가 운송할 수 있는 물량이 늘어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코로나19로 운휴 상태인 여객기의 객실을 활용해 화물을 운송할 수 있도록 추가 안전운항기준을 18일부터 시행했다.
4월 시행된 안전운항 기준에 따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2개 국적 항공사가 여객기를 활용해 12회에 걸쳐 마스크·방호복 등 화물운송을 해왔다.
여객기 객실을 이용하다 보니 방염 기준이 문제가 됐다. 객실화물전용 백 등 방염용품은 인증제품이 많지 않고 객실 좌석 배치에 따라 별도로 제작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번 기준은 이런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앞으로 항공사는 현행대로 방염포장 요건을 갖춘 상자 또는 용기를 사용하거나 위험 평가 등을 거치면 일반 상자를 통해서도 운송할 수 있다. △화재 감시와 대응을 위한 적정 기내 안전요원의 배치(항공기 기종, 화물수량 등을 고려) △휴대용 소화기 추가 탑재 등 방염요건에 준하는 안전조치를 하는 경우 일반 상자가 허용된다.
항공사는 운송 물품에 대한 화재 등 발생 가능한 위험별 경감대책 등 자체 안전대책도 제출해야 한다. 국토부는 승인 단계에서 안전요건을 충족했다고 판단되면 일반상자를 이용한 수송을 허용한다.
추가 조치에 따라 객실 천장선반(오버헤드빈)에만 싣는 것에 비해 비행편당 화물 수송량이 약 3.5배 증가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례로 B777 기종에 마스크 수송시 객실 천장선반에는 187박스(0.9톤) 수송 가능한 반면 좌석위에는 654박스(3.2톤) 수송이 가능하다.
국토부는 항공사가 동일품목을 운송하는 경우 안전성 검토도 간소화한다. 지금까지는 모든 운송건마다 안전성 검토(비행 3일 전까지)를 받아야 했다. 앞으로는 동일품목 2회차부터는 개별승인없이 1일 전 신고 후 수송할 수 있다.
오성운 국토부 항공운항과장은 “항공사가 코로나19로 운휴 중인 여객기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 화물 수요 등에 더욱 신속하고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