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대륙판 인디아나 존스 '베이징맨'](https://img.etnews.com/photonews/2006/1311891_20200619100129_031_0002.jpg)
저자 하지윤/ gasse(가쎄) 펴냄.
여전히 사회적 거리두기가 진행 중인 올여름, 간만에 휴가철 읽기에 몰두하게 만드는 스릴 넘치는 소설이 나왔다. 한국 소설의 스케일을 한반도를 벗어나 대륙으로 진출시킨 작품이다.
1929년 12월 2일 베이징 부근 주구점 동굴에서 북경원인 유골이 발견된다. 인류의 아프리카 기원설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북경원인 유골의 유전자 검사 결과, 북경원인의 유전자는 놀랍게도 호모에렉투스와 달랐고 호모사피엔스와도 달랐다. 도대체 북경원인은 어디서 온 것일까.
이 소설은 베이징맨의 행방을 쫓는 '핑'이라는 고고학자의 모험을 그려낸다. 핑은 베이징맨을 찾아가는 여정에서 자신이 그동안 아버지에 대해 잘못 알고 있었다는 것을 점차 깨달아 간다. 아버지는 파렴치한 보물사냥꾼이 아니라 진짜 고고학자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핑은 결국 팔다리가 잘리는 고문을 당하면서도 베이징맨을 지켜낸 아버지를 구해낸다. 핑은 자신이 1929년 사라진 베이징맨을 찾은 것이 아니라, 자신의 진정한 아버지인 또 다른 베이징맨을 찾은 것이다.
작가는 실종된 아버지와 베이징맨을 찾는 일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말하면서 궁극적으로 인류애의 시작은 가족 간의 정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인류의 아프리카 기원설을 송두리째 뒤흔든 북경원인 유골의 행방을 쫓는 중국판 인디아나 존스라고 부를만 하다.
'베이징맨'은 중국과 필리핀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숨 막히는 전개와 함께 이제 우리의 소설도 한반도에만 머물지 않고 대륙으로 스케일을 확장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저자 하지윤 소개
중앙대학교 통합예술대학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으며, 시인으로 등단한 뒤 KBS와 MBC에서 드라마 작가로 일했다. 작품으로는 사라진 문명을 찾아 떠나는 세 아이들의 모험담을 그린 판타지 어드벤처 '판게아 시리즈'가 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