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플랫폼 성장으로 온라인 영상 광고 시장이 다각화되면서 '드라마타이즈(드라마 형식을 빌려 표현)'형 바이럴 광고의 주목도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시청자에게 광고 콘텐츠 거부감을 없애면서 자연스럽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효과 덕분이다. 회사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는 3분 이내 단편부터 일상 속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2시간짜리 웹드라마 등 형식도 다양하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더에스엠씨그룹이 제작한 SK하이닉스 '테너시티 신드롬을 찾습니다' 시리즈는 최근 개별 편 최고 조회 수 1090만회를 기록했다. 4편 시리즈 조회 수를 모두 합치면 3200만회에 육박한다. 유튜브에서 조회 수 1000만회는 인기가수 뮤직비디오가 아니면 달성하기 어려운 수치다. 최근 역주행 신드롬을 일으켰다고 평가 받는 가수 비의 '깡' 뮤직비디오 누적 조회 수가 지난달 기준 1000만회 정도다.
조회 수뿐만 아니라 시청자 집중도도 높았다. 지속 시청률은 최대 73%까지 나타났다. 100명 중 73명은 '스킵' 버튼을 누르지 않고 콘텐츠에 몰입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TV광고와 달리 시간 제약이 적어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모두 담을 수 있다는 점이 주효했다.
통상 소비자가 관심을 갖는 '제품 정보 광고'가 아님에도 거둔 성과라는 측면에서 주목받았다. SK하이닉스 구성원 '하이지니어'와 반도체 개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제작된 브랜드 콘텐츠다. SK 브랜드 가치를 올리고 구성원 자부심을 고취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테너시티 신드롬' 시리즈는 실제 SK하이닉스 내부 임직원에게도 호평을 받았다. 또 신규 인재 유치에도 적지 않게 기여했다는 평이다.
해당 광고는 성신효 더에스엠씨 쉐이즈 대표의 작품이다. 성 대표는 지난 2018년 대한민국 온라인광고 대상에서 최우수상, 서울영상광고제 파이널리스트, 앤어워드 위너상을 수상했다.
성신효 대표는 “기존 광고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보는 이에게 '푸시'하는 느낌이라면 드라마타이즈 콘텐츠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공감대와 관심을 이끌어낸 후 마지막 20% 정도에만 메시지를 응축해 전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성 대표의 작품 중 '한참은 더 따뜻할 우리의 날들' 역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롯데마트 한우 홍보를 목적으로 한 광고지만 한우는 드문드문 등장할 뿐 콘텐츠 자체는 가족 간 사랑을 서정적인 시각으로 다뤘다. 작품이 인기를 끌면서 입소문을 타고 중국 등 해외 시장에도 번역돼 수출됐다. 총 누적 조회 수는 3000만회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농심과 제작한 라면 웹드라마 '썸 끓는 시간'도 인기에 힘입어 최근 시즌 2화까지 제작됐다. 소비자는 간접광고(PPL)에는 거부감을 느끼지만 이 같은 콘텐츠 소비 후에는 브랜드에 대한 친근감을 느끼게 된다.
성 대표는 “예전에는 시청자 반응이 없더라도 노출 자체는 가능했지만 지금은 '스킵' 등 시청자가 광고를 피할 수 있는 수단이 많이 생겼다”면서 “아울러 '좋아요'를 누르거나 '공유하기'로 광고 성공에 적극적인 액션까지 취할 수 있게 됐다. 광고의 주인이 광고주에서 시청자로 바뀌었다”고 강조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