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겸 정치인으로 친숙한 부상일 변호사가 인생의 흐름과 성숙을 담은 영화작품을 제작해 새로운 도전을 이어간다. 부상일 변호사는 1971년 제주 출생으로 서울대 해양학과, 사법학과 졸업과 함께 사법시험에 합격, 31기 사법연수원 수료 이후 2007년까지 청주·제주·의정부지검 검사로 재직했다. 이후 제주대 법학과 및 로스쿨 교수로 교단에 서다가 2009년 하반기부터는 변호사 겸 정치인으로 활약하고 있다.
부상일 변호사는 18대 총선부터 올해 21대 총선까지 한나라당과 새누리당, 자유한국당, 한국경제당 등에서 후보공천을 받으며 네 차례나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한 의지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최근에는 가수 김완선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를 제작, 대중의 심적 힐링을 위한 문화적 행보에도 나서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부상일 변호사는 인터뷰 동안 다방면으로 펼쳐진 자신의 도전 이력을 밝히며, 향후 행보와 비전에 대해 이야기했다.
◇영화인 부상일
-변호인, 정치인으로 활약하면서 영화계에 관심을 둔 것이 특별하다.
▲연극활동을 꾸준히 해오면서 영화나 만화 등 문화 분야에 관심이 있었다. 중2 때 해양소년단 활동에서 학예회 극단 연출자와 인연을 맺게 된 이후 대학입학 전까지 꾸준히 극단 생활을 해오면서 연기에 관심이 많았다. 대학에 입학해서는 만화예술연구·민중항쟁연구 등 동아리 활동으로 아이디어를 공유하면서 문화적인 측면에 심취했다.
그러다 2009년쯤 우연히 접하게 된 3D영화 콘퍼런스에서 재미한국인 박주상 감독과 아바타 총괄기획자인 레이와 만나면서 영화에 몰입하기 시작했다. 이소룡 영화 3D컨버팅 좌절 등 중간중간 어려움과 함께 다른 도전을 거듭하느라 기회가 없었지만 꾸준히 관심을 두고 있었다.
-가수 김완선을 주인공으로 영화를 제작했다고 들었다. 소개하자면.
▲영화 제목은 '킬링디바'다. 영화 '26년'을 만드신 조근현 감독을 비롯한 작가 스태프의 제안이 흥미로워서 받아들이게 됐다. 감독과 작가가 2018년쯤 김완선 씨를 인터뷰하면서 느낀 삶에 모티브를 두고, 과거의 영광을 뒤로 한 채 현실에 적응해가는 여성의 이야기를 주로 다루고 있다. 특히 현실 속 한 인간의 희로애락이 주는 공감과 동시대 인물이 주는 향수 등 메시지가 뚜렷하다. 영상미나 음악 등에 있어서 국내 최고 감독이 뭉친 작품이라는 데서도 큰 의미가 있다. 상업성보다는 작품성에 무게를 둔 작품으로서 제작자로서의 첫 발을 떼는 데도 감회가 남다르다.
-영화작품에 애정이 남다르다. 영화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지난해 도전하려 했지만 편집을 비롯한 일련의 문제로 출품하지 못했다. 코로나 이슈나 영화계 트렌드가 조금은 바뀌는 모습이라 조심스럽지만 올해 다양한 영화제에 출품해 많은 분께 선보이고자 한다. 8월 열릴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출품에 도전 중이다. 향후에는 영화 배급과 개봉을 준비하려 한다.
-영화인 부상일로서 해보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
▲3D영화를 계기로 인연을 맺은 박주상 감독과 고민한 바가 있다. 위안부 관련 트라우마 속에서 과거를 떠올리며 덤덤한 척 살아가는 일본 군의관의 이야기를 다룬 이창래 교수의 '척하는 삶'(A Gesture Life)을 원작으로 영화를 한번 제작해보고 싶다. 상업성보다 다양한 메시지를 줄 수 있는 영화를 꾸준히 제작하고 싶다.
◇변호인 부상일
-2007년까지 검사로서 활약했다. 변호사로 나선 이유가 있을까.
▲원래 교수를 하고 싶었다. 2008년 말쯤 제주대 정교수 임용에 이어 국회의원 후보와 도당위원장(2009년)을 맡게 되면서 소위 '폴리페서'라는 의혹과 오명을 받게 됐다. 그래서 보다 떳떳하게 나서고 싶어서 변호사로서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다.
-주로 담당하는 변호 분야는 어떤 것인가.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도 있나.
▲기업 운영상 업무배임이나 노동·계약 관련 업무를 주로 담당한다. 대학재학 시절 지식재산권 분야에 관심을 뒀던 바가 요즘에는 잘 응용되곤 한다. 구체적인 에피소드는 개인 신변보호 차원에서 말해줄 수는 없지만 변호를 맡다 보면 상당수는 본인이 이미 의도했으면서도 발뺌하는 경우가 제법 많다는 것이 좀 안타깝다. 해결만큼이나 의뢰인의 이야기를 경청해주고 어느 정도 공감해줄 필요가 있음에도 딱딱하게 대하는 변호사가 많다는 것도 가끔 느낀다.
◇정치인 부상일
-법조인에서 정치인으로 행보도 두드러진다. 도전 계기는.
▲정치인으로 나서게 된 것은 검사 재직시절 정보보고를 위한 주요 사실관계 파악과 함께 내 고향 제주와 우리나라의 발전 방향을 보았기 때문이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당시 제주를 '국제자유경제도시' 또는 '금융서비스 도시'로 만들고자 한 바와 함께 역외금융센터나 IT 관련 데이터센터, 소형 원자로 등 섹터별 개발로 지속적이고 환경친화적인 발전이 가능하리라 여겼다.
-2008년부터 후보로 나선 것만 네 번이었다. 쉽지 않은 도전인데.
▲도전하고 이루고자 하는 개인 성격도 있겠지만 앞서 말했듯 이루고자 하는 일이 뚜렷하게 보여서 끈기 있게 도전하는 것 같다. 세계적으로 모범이 되는 형성모델을 보면서 제주를 보면 과정상의 흐름과 완성단계가 눈에 들어온다. 포항제철과 함께 포항이 국내 산업의 자랑거리가 된 것처럼 섬문화축제·환경수도 등 4차 산업혁명 이전부터 제주도는 꾸준히 대한민국 대표 롤모델로서 가능성을 보여왔다.
카지노 포함 엔터테인먼트 영역과 금융과 정보기술(IT)의 조합 등 두 축을 토대로 내륙지역 수입으로 먹고산다는 이미지가 아닌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의 발전지표가 세워지도록 추진하고 싶다. 그런데 나 혼자만 잘나서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많은 사람과 함께 한발씩 이뤄나가는 목표를 지니고 있다. 이를 위해 계속 도전하고 있다.
-문화정책에 관심을 표현해온 것도 연관이 있는지.
▲맞다. 미래 핵심은 문화콘텐츠에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스티븐 스필버그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 모습처럼 미래는 문화적인 노력으로 더욱 성장해나갈 수 있다. 제주지역은 물론 대한민국 전반이 그렇다고 본다. 그렇기에 더욱 관심을 두고 있다.
-앞으로 행보는 어떻게 펼칠 것인지.
▲여러 분야에 관심이 있다. 정치인이든 법조인이든 문화인이든 다방면으로 활약할 것이다. 핵심은 어떤 변화가 있을지를 판단하고, 그에 따른 제도적인 뒷받침을 해줄 수 있도록 이끌어나가는 데 있다. 영화제작도 변호사 활동도, 정치 활동도 그에 맞춰서 할 것이다. 지금껏 살아왔던 것처럼 여럿이 한 걸음씩 함께 도전하며 이루는 삶을 살아갈 것이다.
박동선 전자신문엔터테인먼트 기자 dspark@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