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신사업모델, 정부가 중심 잡아야

[사설]신사업모델, 정부가 중심 잡아야

의료계가 모바일을 통한 성형·미용 정보서비스 업체를 견제하고 나섰다. 대한의사협회, 대한성형의과의사회, 지역 의사회 등은 최근 각 회원 의사에게 성형 정보 플랫폼 이용을 자제해 달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이들 단체는 성형 정보 업체에 의료 브로커가 활동하고 있으며, 서비스를 이용하는 병원도 불법 의료 행위 교사 또는 공동정범으로 처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플랫폼이 운영하는 성형 광고상품 등이 의료법에서 금지하는 환자 유인 행위 소지가 있어 의료시장을 교란한다는 주장이다. 미용 정보 플랫폼 업체는 즉각 반발했다. 플랫폼업계는 모든 상품이 의료법을 준수하고 사전 검수를 마친 합법 광고만 노출,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해묵은 신구 사업 모델 갈등이 다시 재현됐다. 표면적인 갈등만 봐서는 해법이 나올 수 없다. 무엇보다 수요가 있어 서비스가 인기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성형 정보서비스 대표 업체로는 강남언니, 바비톡 등이 있다. 이들은 최근 가입자 규모부터 투자 유치까지 상종가를 달리고 있다. 힐링페이퍼가 운영하는 강남언니는 올해 4월 전국 1700여개 병원, 200만 이용자를 확보했다. 최근에는 180억원에 이르는 투자를 유치했다. 케어랩스가 운영하는 바비톡도 870개 이상의 병원을 확보했다. 지난달 기준 가입자가 360만명을 넘어섰다. 매출 역시 전년 대비 46%나 늘었다.

물론 일부 업체는 구설수에 올랐다. 예를 들어 눈과 코 성형에 지방 이식까지 묶어서 40% 할인해 주고 후기 작성을 요구, 의료법 위반으로 철퇴를 맞았다. '세계 최초, 부작용 없음'과 같은 문구를 사용해 문제가 됐다. 그러나 대부분 업체는 합법 테두리 안에서 혁신 모델을 선보였다. 문제가 있는데도 가입자가 몰리고 투자 유치에 성공한다는 건 있을 수 없다. 병원도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기류와 맞물려 전통 사업을 위협하는 새 모델의 부상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타다' 사례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정부는 미래지향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신산업 육성 입장에서 사업 기준과 규제 여부 등을 제시해야 한다. 정부가 우왕좌왕 중심을 잡지 못할수록 불필요한 갈등만 야기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