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보다 더 힘들어"...쌍용차 직원, 정부 지원 촉구

"2009년보다 더 힘들어"...쌍용차 직원, 정부 지원 촉구

“2009년엔 희망이라도 있었다. 작년 말부터 경영 위기가 왔고 '코로나19' 사태로 상황이 심각해졌다. 우리 직원들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김상춘 쌍용자동차 공장협의회장은 25일 평택공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재 상황과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김 협의회장은 1988년 쌍용차에 입사해 회사가 대우그룹, 상하이차, 마힌드라에 매각되는 과정을 거쳤다. 그는 정년퇴직을 앞두고 평택·창원공장 등 관리자급 임직원 243명이 속한 협의회를 이끌고 있다.

상하이차는 2009년 1월 9일 쌍용차 경영 포기를 선언하고,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김 협의회장은 당시는 유무형 자산이 있었기에 어려움이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평가했다. 내수시장은 물론, '코로나19'로 인한 수출물량까지 감소한 지금이 더 힘든 시기라고 강조했다.

쌍용차 직원은 산업은행이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에 부정적 입장을 내비치자 불안에 떨고 있다. 김 협의회장은 “직원 간 '괜찮겠죠?'라는 인사를 한다”며 “산업은행 등과 관련된 언론 보도에 현장이 술렁이고 직원들 가슴이 내려앉는다”고 말했다. 이어 “2023년까지 신차 계획은 있으나 자금이 없어 정부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현재 쌍용차 직원들은 회사 정상화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임금삭감·복지중단 등 자구안 조치도 사측과 부딪히지 않고 순조롭게 진행했다.

김 협의회장은 “어차피 맞을 비라면 과감히 맞겠다는 직원이 있다”며 “숙연한 자세로 현재 회사 상황에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최대주주 마힌드라에 대한 믿음도 남아있다. 투자 규모를 줄였지만 향후 추가 지원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김 협의회장은 “마힌드라 투자 규모 축소가 당혹스러운 건 사실이지만 '코로나19'발 어려움은 전세계 모든 기업이 겪고 있다”며 “(마힌드라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토로했다.

쌍용차는 적정 인력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 중이다. 매년 50~60명이 정년 퇴직하는 데 신입사원을 이보다 적게 채용한다. 자동차 생산량을 고려한 조치다.

쌍용차 평택공장은 생산라인 3개 중 2개만 가동 중이다. 신차 프로젝트 때문이다. 2교대 기준 2개 생산라인의 연간 생산능력은 16만8130대다. 쌍용차가 16만대 이상을 생산한 건 2002년뿐이다. 올해 목표는 13만1000대지만 수출이 부진하면서 달성이 불투명하다.

쌍용차공장협의회는 지난 24일 예병태 쌍용차 대표 등 경영진을 만나 회사 생존과 발전에 적극 동참한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전달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