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장비업체 상반기 실적이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급락했다. 국내외 5세대(5G) 이동통신 투자로 호실적을 기대했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투자 위축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다만 글로벌 5G 투자가 재개돼 하반기 실적 회복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국내 주요 이동통신 장비업체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KMW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484억원, 4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8%, 47.2%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서진시스템 매출과 영업이익은 1737억원, 187억원으로 전년 대비 16.7%, 41.6%가량 줄 것으로 예측됐다. 오이솔루션은 영업이익이 53.2% 감소하고 에이스테크는 적자 전환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당초 기대와 괴리가 큰 실적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5G 투자가 본격화돼 장비업계 순항이 예상됐다. 하지만 코로나19 등으로 상반기 국내외 5G 투자가 지연되며 예상보다 실적 악화가 심화됐다는 분석이다.
미국, 일본, 유럽 등 주요 시장이 코로나19로 5G 및 LTE 투자 일정을 연기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6월 말 예정했던 민간 광대역 무선서비스(CBRS) 주파수 경매를 연기했다. 상반기 예정된 주요 일정이 연기돼 이통사 투자도 집행되지 못했다
에릭슨, 노키아, 삼성전자의 신규 계약 물량이 감소하며 KMW, 서진시스템, 에이스테크 실적도 동반 부진을 겪었다. 에릭슨은 1분기 영업이익은 52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 감소했고 노키아도 1000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상반기 부진이 하반기까지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에 이어 미국, 일본 등지에서 회복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일본에선 라쿠텐·소프트뱅크에 이어 NTT도코모와 KDDI가 이달부터 5G 투자를 시작한다. 미국에선 이통사가 장비업체 선정을 시작한 가운데 7월 주파수 경매 이후 투자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는 가을 주파수 경매 이후 5G 투자를 시작할 전망이다.
증권업계는 통신 장비업계 실적이 하반기부터 빠르게 회복, 예년 수준을 회복하고 내년엔 최고 실적을 갱신할 것으로 내다봤다.
장비업체 관계자는 “상반기 공급물량이 감소한 건 사실이지만 대다수 하반기로 이월됐다고 보는 게 맞다”면서 “글로벌 5G 투자가 계획보다 늦어졌지만 반대로 그만큼 하반기에 집행할 가능성이 높고 이미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은 것이 사실이지만 하반기 실적 회복 가능성을 매우 높게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동통신 장비업계 2020년 상반기 실적 추정치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