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상반기 판매가 부진했던 글로벌 TV 업계가 하반기 할인율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통상 최대 TV 시장인 미국의 독립기념일 세일기간에 맞춰 대대적 할인에 들어갔지만, 올해는 상반기 영향이 약했던 신제품 효과를 좀 더 이어가기 위한 전략을 편다. 예년과 달라진 가격 정책이 하반기 TV 시장에서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TV 제조사들이 미국 독립기념일 세일 기간 신제품 할인율을 예년보다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등은 올해 신제품에 대한 할인율을 10% 내외로 책정했다. 일부 제품의 경우 20%대까지 할인율이 높지만, 대부분은 할인율이 낮다. 예년 독립기념일 세일 기간 신제품 할인율이 20~30%대에 달했던 것과는 차이가 있다.
올해 신제품 할인율이 낮은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시장 상황과 관련이 있다. 일반적으로 3월부터 신제품을 글로벌 시장에 출시하고, 6월까지 판매에 집중한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신제품 생산과 유통, 판매에서 모두 차질을 빚었다. 미국의 경우만 해도 5월부터 베스트바이 매장 일부가 문을 열기 시작했고, 뒤늦게 2020년형 신제품 전시와 판매가 시작됐다. 결국 상반기에 예년 대비 신제품 판매가 부진했다.
업계는 하반기 세일 시즌을 맞아 판매량 확대를 위한 제품 할인율을 높일지, 안정적인 수익률을 위해 할인율을 제한할지를 놓고 고심 끝에 할인율 제한 쪽으로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미국 최대 가전 유통 채널인 베스트바이 기준으로 삼성전자 신제품 TV 할인율은 최대 15% 수준이다. LG전자 신제품 할인율은 최대 20% 수준인데, 대부분은 10% 대다. 소니 역시 신제품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품의 경우 10% 내외 할인율을 적용했다.
업계는 올해는 예년보다 본격적인 할인 시즌 돌입이 늦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신제품 판매 시작이 늦은 만큼 일정 수준의 판매량을 기록할 때까지 할인 시즌 시작도 미룰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시장 경쟁 상황 등에 맞춰 특정 회사가 가격 할인 정책을 펼칠 경우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TV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5월부터 신제품을 보급하기 시작해 예년과 상황이 다르다”면서 “신제품에 관심이 많은 얼리어답터 소비자에게도 충분히 제품 판매가 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