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7일 발표한 2분기 잠정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넘어섰다. 코로나19 영향이 크긴 했지만, 5월 이후 서서히 회복세를 보인 것이 실적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2조 8340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17.9%나 줄어든 수치다. 글로벌 수요 부진이 매출 감소로 직결됐다. 2분기 영업이익 역시 49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4% 감소했다.
LG전자 2분기 실적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선전한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는 가전, TV, 스마트폰 등 세트 사업이 중심이다. 세트 사업은 글로벌 수요에 영향을 곧바로 받기 때문에 2분기 코로나19로 인한 극심한 실적 부진이 예상됐다. 당초 증권가 영업이익 전망치가 4000억원 초반이었던 것도 이런 이유다.
그러나 5월 이후 수요가 조금씩 살아났고, 이에 맞춰 판매 확대에 주력하며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거뒀다.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로는 감소했지만, 시장 전망치는 20% 이상 상회했다. 매출도 시장 전망치 수준이며, 4월에 저점을 찍은 후 5월과 6월로 오면서 상승세를 탄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4년 연속 상반기 영업이익이 1조5000억원을 넘었다.
실적 선방에 가장 큰 기여를 한 곳은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 사업본부다. H&A 사업본부 영업이익은 5000억원대로 추산된다. 영업이익률도 주목되는데, 1분기 13.9%에 이어 2분기에도 두 자릿 수가 유력하다.
H&A 사업본부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월풀을 제치고 생활가전 세계 1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 생활가전 사업의 북미 비중은 2018~2019년 각각 24% 수준인 반면, 월풀은 18년 54%, 19년 56%로 비중이 2배 이상”이라면서 “2분기 북미시장이 코로나19로 인해 크게 위축됐는데, 월풀이 더 큰 영향을 받아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신가전도 꾸준히 호조를 보이며 생활가전 사업에 힘을 보탰다. 신가전 가운데 건강과 위생에 대한 관심이 높이지며 스타일러, 건조기, 식기세척기 등 스팀가전이 확실한 효자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는 TV 수요 위축 영향으로 매출과 이익 모두 부진한 것으로 보인다. 예정됐던 대형 스포츠 이벤트 취소 등으로 전반적 시장 수요가 위축됐다. 올레드, 나노셀 등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워 매출과 이익 감소를 방어하는데 주력했다.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는 전략 스마트폰 벨벳을 출시하며 전분기보다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적자폭도 전년 동기 대비, 전분기 대비 감소한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솔루션(BS) 사업은 비대면 회의, 온라인 개학 등의 영향으로 노트북과 모니터 등 IT 제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난 효과를 거뒀다. 영업이익 1000억원대를 기록하며 전사 실적에도 기여했다.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는 자동차부품(VS) 사업은 완성차 업체의 가동중단으로 인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상당히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코로나 여파 실적 부진 예상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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