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TV 시장이 정체된 가운데에서도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초대형 TV 시장에서 '8K' 격전이 벌어지고 있다. 70~80인치대 초대형 TV 차별화 요소로 8K 화질이 떠오르면서 한·중·일 3국 제조사 간 경쟁이 치열하다. 제조사들은 올 하반기에 8K 신제품을 대거 출시하며 시장 주도권 잡기에 나선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한·중·일 TV 제조사들이 하반기 시장을 겨냥, 8K TV를 대거 선보인다.
초대형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올해 80인치 이상 초대형 라인업을 크게 늘리며 공세에 나섰고, 8K 시장 확대에도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8K 라인업이 1개 시리즈 5개 모델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3개 시리즈 10개 모델로 대폭 확대했다. 삼성이 전면에 내세운 제품 크기도 지난해에는 70인치대였지만 올해는 85인치(Q950T, Q900T, Q800T)다. 삼성은 85인치를 비롯해 82인치와 75인치를 핵심 제품으로 선정해 집중 판매하고, 98인치 8K도 지속 판매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초대형 강화 전략은 시장에서도 주효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75인치 이상 초대형 TV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50.4% 점유율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가 초대형 시장에서 치고 나가자 LG전자를 비롯해 일본, 중국 등 해외 경쟁업체들도 8K 초대형 신제품을 준비하며 반격에 나섰다.
LG전자는 2020년형 올레드 8K를 공개한 데 이어 지난 5월 말 나노셀 TV 2종을 8K 라인업에 추가했다. 6월에도 나노셀 TV 1종을 추가하며 8K 라인업을 늘리고 있다.
올해 8K 시장 대응에 적극성을 보이는 곳 가운데 하나는 중국 제조사다. 중국 제조사들의 무기인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보급형 8K 시장 공략을 노린다.
중국 업체 최초로 8K 상용 제품을 선보인 TCL은 조만간 2020년형 신제품을 출시한다. TCL은 플래그십 제품 라인업으로 75인치와 65인치를 출시하며, '아이맥스 인핸스드' 인증 등으로 화질을 강조했다. 신제품은 호주 등 해외 시장에도 곧바로 출시할 계획이다.
2분기 말에 8K 제품을 대거 출시한 중국 창훙은 하반기 들어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창훙은 5세대(5G) 이동통신과 8K 연동을 강조하는 제품을 선보여 주목받았다. 여기에 보급형 8K 시장을 겨냥한 저가형 모델 3개(75, 65, 55인치)도 출시, 눈길을 끌었다. 하이얼, 하이센스, 화웨이, 샤오미 등 다른 중국 제조사들도 올 하반기에 줄줄이 8K 상용 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제조사는 애초 올해 열릴 예정이던 '2020 도쿄 올림픽'에 맞춰 8K를 대대적으로 확산할 계획이었지만 올림픽 연기로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소니는 2분기 말 2020년형 8K 'Z8H' 85인치와 75인치 신제품을 공개했고, 최근 이 제품을 글로벌 시장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소니는 지난해 98인치와 85인치를 선보였고, 올해 85인치 및 75인치 제품을 출시했다.
세계 최초로 8K TV를 출시한 샤프는 올해 보급형 시장을 겨냥한 70인치, 60인치 제품 등을 선보였다. 파나소닉도 8K 신제품을 출시하며 시장 대응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초대형 TV는 전체 시장에서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지는 영역”이라면서 “80인치대 초대형 제품에서는 8K가 확실한 차별화 요소로 떠오르면서 8K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