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계가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 관련해 아쉬움을 표하면서 기업의 지불능력과 코로나19 경제상황이 반영될 수 있도록 법·제도 보완을 주문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4일 새벽 정부세종청사에서 9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을 시급 기준 8720원으로 의결했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 8590원보다 130원(1.5%) 인상된 금액이다.
공익위원이 낸 안으로 표결에 부쳐져 찬성 9표, 반대 7표로 채택됐다. 노동계는 전원회의 참석을 거부하면서 심의자체에 반대표를 던졌다. 회의에 참석한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추천 근로자위원 5명 전원과 사용자위원 2명도 공익위원 안에 반발해 퇴장했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 1.5%는 국내 최저임금제도를 처음 시행한 198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 위기로 중소기업과 영세 자영업자의 경영난이 고려된 것으로 분석된다.
경영계는 인상 결정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할 때 이 정도 인상안도 소상공인은 감내하기 힘든 상황을 정부와 관계기관이 직시하기 바란다”면서 “이번에도 이루지 못한 소상공인 업종 규모별 최저임금 차등화 방안을 위한 법령 개정을 국회에 지속적으로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중앙회도 입장문을 내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이기에 중소기업계는 일자리 지키기 차원에서 최소한 동결을 호소했다”면서 “향후 기업의 지불능력과 경제상황이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최저임금의 법적·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현 시급이 8720원에 못 미쳐 내년도 최저임금의 영향을 받는 노동자는 최대 408만명으로 추정했다. 내년도 최저임금을 월급으로 환산한 금액은 182만2480원이다. 소정 근로시간 주 40시간에 주휴시간을 포함한 월 노동시간 209시간을 적용한 결과다.
이날 의결한 내년도 최저임금안은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제출돼 다음달 5일까지 고시하게 된다.
<노·사위원 제시안>
(단위: 시급, 원)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