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코로나19에도 상반기 車 등록대수 늘었다...SUV, 세단 턱밑 추격

[이슈분석]코로나19에도 상반기 車 등록대수 늘었다...SUV, 세단 턱밑 추격

코로나19 여파에도 올해 상반기 국내 신차 등록대수가 전년 대비 성장했다. 해외 수요 감소로 국내 완성차의 수출은 급락했으나 내수 판매는 오히려 늘었다. 이는 정부의 감염병에 적절한 대응과 함께 이뤄진 승용차 개별소비세 70% 인하 효과다.

차종별로는 올해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선호가 이어지면서 사실상 세단을 따라잡았다. 차급은 준대형이 인기를 끌었고 연료별로는 경유차만 역성장했다.

◇신차등록, 3, 6월에 집중

국내 완성차 업체는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었다.

상반기 자동차 생산은 162만7534대로 전년 대비 19.8% 감소했다. 해외 판매가 급감하면서 수출은 전년 대비 33.4% 줄어든 84만6710대에 그쳤다.

그러나 국내 신차등록대수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성장했다. 총 94만9169대로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했다. 월별 신차등록대수는 1월 14만590대, 2월 10만7582대, 3월 16만2592대, 4월 16만2911대, 5월 16만8690대, 6월 20만6804대다.

지난해 동월 대비 신차등록대수가 증가한 건 3~6월이다. 이는 정부가 승용차 개별소비세를 70% 인하한 기간과 동일하다. 이 중에서도 신차등록대수가 몰린 건 개소세 인하를 시작한 3월과 개소세 인하폭 축소를 앞둔 6월이다. 3월은 전년 동월 대비 51.1%, 6월은 22.6% 증가했다.

승용차는 개소세 인하 영향으로 판매가 증가했으나 적용 대상이 아닌 상용차는 감소했다. 상용차 신차등록대수는 12만207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2% 줄었다. 상용차는 국산차, 수입차를 불문하고 모두 수요가 감소했다.

승용차는 국산차 비중이 84.4%를 차지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은 수입차가 더 컸다. 국산차는 69만8165대로 8.8% 증가했고, 수입차는 12만8929대로 16.3% 늘었다.

수입차 중에선 폭스바겐과 아우디 성장이 눈길을 끌었다. 아우디는 1만97대로 전년 동기 대비 293.8% 늘었고 폭스바겐도 같은 기간 316.5% 증가한 7409대를 기록했다. BMW는 42.1% 증가한 2만5443대로 집계됐다. 메르세데스-벤츠는 3만6494대로 수입차 1위를 수성했으나 증가율은 9.6%에 그쳤다.

◇진격의 SUV, 세단 턱밑 추격

소비자의 SUV 선호는 진행형이다. SUV 신차등록대수는 2019년 상반기보다 23.4% 증가한 35만6782대다. 세단과 격차는 850대로 지난해 상반기 3만887대보다 큰 폭으로 좁혀졌다. 세단 신차등록대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8% 증가한 35만7632대를 기록했으나 SUV를 따돌리는 데 역부족이었다.

국산차 상위 10위 중 SUV 모델은 5개로 세단과 동일했다. 기아차 '쏘렌토', 현대차 '팰리세이드', 기아차 '셀토스', 현대차 '싼타페', 르노삼성차 'QM6'다. 쏘렌토는 3월 풀체인지 모델이 나오면서 신차 효과를 누렸다. 상반기 소형 SUV 시장에서 흥행한 르노삼성차 'XM3'는 12위를 기록했다.

수입차 상위 10위 내 SUV는 폭스바겐 '티구안', 메르세데스-벤츠 'GLC'다. 포드 '익스플로러'는 11위를 기록했다.

SUV 수요가 늘어나는 이유 중 하나는 차박·캠핑·낚시 등의 레저 트렌드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사실상 힘들어지면서 이 같은 비대면 여행이 대안으로 떠오르는 추세다. 험로 운행이 수월하면서 차량 내부를 휴식 및 숙박공간으로 활용 가능한 SUV가 주목받는 배경이다.

◇기왕이면 큰 차 구매...경유차는 'NO'

세단과 SUV를 불문하고 소비자는 큰 차를 선호했다. 지난해 상반기 대형 신차등록대수가 전년 동기 대비 41.1% 급증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준대형 신차등록대수가 73.7% 늘었다. 준대형인 기아 '쏘렌토', 제네시스 'G80' 'GV80' 등의 완전변경 모델이나 신차 출시가 영향을 미친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상반기 신차등록대수 상위 주요 준대형 차량은 현대차 '그랜저' '팰리세이드', 기아차 'K7', 제네시스 'G80' 'GV80',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 아우디 'A6'다.

준대형·대형이 전체 신차등록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커지는 추세다. 준대형은 16만730대, 대형은 9만7295대다. 비중은 지난해 28.2%에서 31.2%로 3%포인트(P) 상승했다. 준중형과 중형은 각각 10% 미만의 전년 대비 상승폭을 보이면서 비중은 53.9%에서 51.1%로 2.8%P 하락했다.

경유차의 신차등록대수가 줄어든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사용연료별로 휘발유, LPG, 하이브리드, 전기는 신가등록대수가 늘었으나 경유만 홀로 감소했다. 디젤차 신차등록대수는 28만2101대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9.7% 하락했다. 감소폭도 지난해 16.5%보다 컸다. 디젤차는 개소세 인하 효과를 사실상 누리지 못한 셈이다.

경유차가 외면받는 건 환경규제 때문이다. 글로벌 완성차는 세계 각국의 환경규제 강화를 고려해 경유차보다 상대적으로 휘발류차와 친환경차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는 아직 유럽수준의 강화된 배기가스 규제를 시행하진 않은 상황이다. 다만 정부가 2018년 미세먼지 주범 중 하나로 경유차를 지목하고 저공해경유차를 대상으로 시행한 주차·통행료를 할인하는 '클린디젤' 정책을 폐기했다. 노후 경유차 조기폐차 지원도 지속하고 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