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제조업, '디지털 전환'으로 기회 모색해야

김군호 에어릭스 대표
김군호 에어릭스 대표

지구촌이 코로나19 확산으로 미증유의 위기를 맞았다. 위기는 사람들에게 불안과 두려움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위기(危機)'에는 위험과 기회가 공존한다.

특히 전염병은 오히려 혁신의 계기가 됐다. 흑사병은 유럽의 봉건제를 몰락시켰고, 시장 경제를 발전시켰다. 천연두는 금·은을 남미에서 유럽으로 이동시키며 새로운 경제 질서를 만들었다. 코로나19는 정보통신기술(ICT)을 바탕으로 온라인 수업, 재택근무 등 '언택트(비대면)'를 새로운 일상으로 안착시키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총생산(GDP)에서 약 30%를 차지하는 제조업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글로벌 생산 차질, 이동 제한 등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세계 각국에 위치한 국내 기업들의 생산 공장이 일시 가동 중단 또는 폐쇄 등 조치로 생산량이 급감하는 피해를 봤다. 제조업은 어떻게 코로나19라는 위기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을까.

정부는 최근 코로나19 이후 급변할 글로벌 경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판 뉴딜' 정책을 발표했다. 디지털 인프라 구축과 비대면 산업 육성 등을 골자로 하는 뉴딜 정책은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제조업의 방향성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전통 굴뚝 산업과 인공지능(AI)·빅데이터·사물인터넷(IoT) 등 ICT의 융합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이로써 외부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디지털 전환을 실현하고,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제조업 디지털 전환의 핵심은 단연 스마트공장이다. 스마트공장 솔루션은 설비마다 무선통신 송·수신기를 설치, 공정 전반을 제어하는 방식이다. 불량 원인 파악, 부품 위치 파악 등 불필요한 작업 시간을 줄일 수 있어 업무 효율 분배가 가능하다. 생산성 향상, 비용 절감, 품질 및 고객 만족도 향상 효과로 이어져 디지털 제조업 부가가치를 극대화한다.

중소기업에 스마트팩토리 구축은 비용이나 전문 인력 부족 등으로 먼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다. 2017년 기준 10인 이상 전체 제조업 대비 스마트공장 보급률은 7.2%로 매우 낮다.

그러나 중소 제조업체들이 스마트공장을 구축해서 기대할 수 있는 경쟁력 강화 효과는 매우 강력하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스마트공장 솔루션을 도입한 기업은 인건비 절감은 물론 생산성 30% 증가, 품질 43.5% 향상, 원가 15.9% 감소, 산업재해 18.3% 감소 등 효과를 보고 있다.

스마트공장 전환은 단계별 공장 디지털화로 이뤄진다. 첫 단계는 IoT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24시간 365일 원격 공장 설비 모니터링이다. 모니터링으로 문제를 파악, 공장 가동을 즉시 중단하고 사고 발생을 예방할 수 있어야 한다. 이후 누적된 가동 데이터를 분석해 고장을 예측·방지하고 에너지 절감을 실현하는 것이 스마트공장의 핵심이다.

코로나19 이후 원격·재택근무 등 새로운 근무 환경이 보편화되고 있다. 스마트공장의 기초인 원격 설비 모니터링 시스템 도입은 필수다. 공장 관리자가 현장에 직접 나가지 않아도 원격으로 설비를 관리·보수할 수 있다. 최근 중소·중견기업 대상 정부의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이 강화되고 있다. 설비 스마트화를 위한 솔루션과 서비스가 출시되는 등 다양한 장치도 마련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 흐름이다. 이 같은 새로운 변화의 물결은 코로나19로 인해 가속화되면서 글로벌 산업을 재편하고 있다. 모든 산업이 위기와 기회의 기로에 서 있다. 그동안 한국 경제 버팀목 역할을 해 온 제조업이 적극 도전으로 스마트 제조 혁신을 선도, 재도약하기를 기대한다.

김군호 에어릭스 대표 iot@aerix.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