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2027년까지 화웨이 장비 완전 제거를 결정하자, 현지 통신 전문가 진영이 강력한 우려를 표시했다.
화웨이 장비를 제거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2025년까지 광대역을 구축하려는 영국 정부 목표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골자다.
안드레아 도나 영국 보다폰 네트워크 총괄은 “화웨이 장비를 대체하는 데 수십억파운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화웨이 장비를 배제하고 다른 장비로 대체하는 비용이 궁극적으로 소비자의 통신비로 과다하게 전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 소비자가 미국의 외교 압박으로 촉발된 화웨이 제거의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앞서 영국 정부도 화웨이 장비 제거에 약 20억파운드(약 3조290억원)가 필요하다고 인정했다.
영국 5G 구축도 최소 2~3년 지연될 것으로 예상했다.
리서치 회사 어셈블리 창립자 매튜 하윗은 “지금까지 이동통신사업자는 주요 도시 지역에 5G를 구축했지만, 정부 결정으로 (도시가 아닌) 다른 지역의 5G 구축이 지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당장 보다폰과 EE는 화웨이 장비를 활용해 5G를 구축하고 있지만, 앞으로 다른 장비로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다. 영국 통신사는 화웨이 제거가 블랙아웃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워드 왓슨 BT 최고기술책임자(CTO)는 “5G 전국망은 물론 4G와 2G 고객에 블랙아웃을 불러올 뿐”이라고 말했다.
치 오누라 영국 노동당 의원은 “정부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상황이 악화되기 이전에 전문가로 구성된 태스크포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영국정부 결정은 화웨이 휴대폰 판매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전망이다. 영국 국립사이버안보센터(NCSC)는 영국정부 결정은 스마트폰·노트북·태블릿과 직접적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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