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버블로 공장 미세먼지 잡는다

생기원·한국이엔지 '마이크로버블시스템' 개발
물속에서 배기가스→기포 전환…원인물질 제거
미세먼지 99.9%·SOx 99%·NOx 91.9% 저감 성과

배기가스를 물속에서 기포 형태로 전환해 제거하는 시스템이 개발됐다. 먼지는 물론 황산화물(SOx), 질소산화물(NOx)을 90% 이상 제거할 수 있어 높아지는 관련 규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원장 이낙규)은 조형태·송호준·김정환 친환경재료공정연구그룹 연구원이 한국이엔지와 공동으로 배기가스를 물속에서 기포 형태로 전환해 먼지와 원인 물질을 동시에 제거하는 '마이크로버블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마이크로버블시스템에서 생성된 하얀색의 마이크로버블 모습
마이크로버블시스템에서 생성된 하얀색의 마이크로버블 모습

먼지 원인 물질을 제거하는 기존 상용화 기술은 설비 규모가 크고, 촉매도 주기적으로 교체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많았다. 폐기물이 대량 발생하고, 설비 하나로 NOx·SOx 동시 제거도 어려웠다.

공동 연구팀은 마이크로버블 기술로 이를 해결했다. 이 기술은 가스를 물속에 녹여 마이크로미터(㎛) 크기 기포로 만든다. 기포는 작을수록 물과 닿는 표면적이 넓어져 반응성과 흡착효과가 뛰어나다.

고온·고압 가스를 압축기로 물에 밀어 넣는 기포화 과정에서 NOx·SOx가 압축기를 손상시키는 문제점도 한국이엔지가 독자 개발한 마이크로버블 제조설비를 활용해 해결했다. 이 설비는 배출구 송풍기로 가스를 흡입, 물과 충돌을 일으켜 기포를 만든다. 압송 대비 요구 압력이 약 5% 수준이고, 가열 공정도 불필요해 부식 우려가 적다. 에너지 효율도 높다.

연구팀은 분당 1만리터(ℓ) 배기가스를 물속에 통과시켜 지름 10㎛ 이하(PM 10) 미세먼지와 SOx, NOx를 동시 저감하는 테스트도 완료했다.

사진 왼쪽부터 김정환 박사, 정재억 한국이엔지 사장, 조형태 박사, 송호준 그룹장.
사진 왼쪽부터 김정환 박사, 정재억 한국이엔지 사장, 조형태 박사, 송호준 그룹장.

개발 시제품을 지난 4월 울산 제지업체 무림P&P에 설치해 실증 테스트를 거쳐 먼지 99.9%, SOx 99%, NOx 91.9% 저감 성과를 거뒀다.

조형태 연구원은 “한국이엔지의 마이크로버블 원천기술에 생기원 미세먼지 저감기술을 결합해 거둔 성과”라며 “향후 온실가스, 공장 악취를 유발하는 휘발성유기화합물 저감에 활용할 수 있도록 추가 공동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