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가 23일 부동산 과열 문제에 대해 사과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죄송스러운 마음”이라고 밝혔으나 부동산 가격 폭등 이유는 '세계적 유동성 과잉'과 '저금리 기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정 총리는 23일 국회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 국민여러분께 걱정을 끼쳐드려서 정부 대표 총리로서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부를 대표해서 총리가 부동산 문제를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고 묻자 이같이 밝혔다.
공급 대책과 관련해서 정 총리는 “태릉 골프장이 있는데 청년이나 신혼부부, 생애 첫 주택 구입자, 무주택자 등 실수요자 위주로 공급대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골프장을 활용하자는 안이 지자체에서 의논되고 있다”며 “육군사관학교 부지에 대해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윤 의원이 '부처간 협의가 마무리 돼가고 있느냐'고 묻자 정 총리는 “태릉 골프장 부지는 활발하게 논의가 이뤄지고 있고 앞으로 수일 내에 발표하게 될 공급대책에 포함 되고 있다. 하지만 육사는 포함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 혼선을 두고 야권의 맹공이 이어졌다. 정부는 지난 3년간 부동산 정책을 22번째 발표해 시장에 혼선을 제기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부동산 시장 과열이 일고 있어 국민의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서병수 미래통합당 의원은 김현미 국토부 장관에게 '문재인 정부의 집값 폭등을 인지하고 있고, 어느 정도이냐'고 물었다. 김 장관은 “잘 알고 있다. 감정원 통계로 11%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를 두고 서 의원이 '문 정부 들어 연평균 과거보다 14배 이상 이렇게 부동산 가격이 폭증했다'고 지적하자 김 장관은 “중위매매가격에 대한 것인데, 국가전체 통계로 보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반박했다.
김 장관은 부동산 가격 폭등에 대해 “그 사실은 부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집값 올라 걱정하는 분들께 죄송스러운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과잉 유동성과 저금리가 계속되는 상황”이라고 원인을 짚었다. 김 장관은 “2015년부터 우리나라 부동산은 대세 상승기에 접어들고 있다. 집권 당시 규제 완화 상승기이기 때문에 규제 정책을 취했지만 세계적인 유동성 과잉과 최저금리가 지속돼서 일정부분 정부 정책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만 유독 폭등하고 있다'는 지적에는 “부동산 정책은 결과가 나타나는데 시차가 있기 마련이다. 늘어나는 유동성이 어떤 나라는 증시로 가서 버블을 만들기도 하고 어떤 나라는 부동산으로 가기도 한다”며 “유동성 과잉이 미국은 증시 과열로 나타나고 있고, 상하이를 비롯해 몇몇 도시에서는 부동산 과열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날 대정부질문에 정부에서는 정세균 국무총리, 홍남기 부총리,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자리했다. 국회는 오는 24일 교육·사회·문화 분야 질문을 끝으로 대정부질문을 마무리한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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