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연 연구현장을 가다]오송 철도종합시험선로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지난해 3월 충북 오송에 구축한 '철도종합시험선로'. 다양한 철도교통기술 분야 신기술과 관련 중소기업 제품을 검증할 수 있는 스마트 테스트베드다.

시설 입구에서 바라본 시험선로는 크고, 길었다. 철도가 한 눈에 들어오지 않을 만큼 멀리까지 뻗어 있었다. 안내 시설에 마련된 전체 선로 모형을 보면서 방대한 크기를 대략 가늠할 수 있었다. 모형으로 구현된 철도와 시설은 타원 형태로 길게 이어져 있었다. 길이는 13㎞. 최고속도 시속 250㎞까지 시험 주행이 가능하다.

모형으로 구현한 오송 철도종합시험선로 모습. 철도와 관련 시설이 방대한 면적에 조성돼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모형으로 구현한 오송 철도종합시험선로 모습. 철도와 관련 시설이 방대한 면적에 조성돼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입구 근처 통합통제실에서 전체 시설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도식화된 전체 시험선로와 전기 계통도, 요소별 CCTV 화면을 보면서 시험선로가 얼마나 체계적인지 알 수 있었다. 보안 구역인 탓에 사진을 남길 수 없는 것이 아까울 정도였다.

기자를 안내한 윤아름 기술원은 “열차 진행방향, 전력 공급, 신호 등을 이곳에서 관리한다”며 “CCTV 화면으로 확인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뒤이어 실제 시험선로를 볼 수 있었다. 시험에 활용한 것으로 보이는 해무 열차, 무가선 트램 등을 지나 당도한 곳은 '테스트 스테이션(TS)-02' 인근. 이곳은 35퍼밀 수준의 '급구배(몹시 가파른)' 구간이었다. 35퍼밀은 1㎞ 주행시 높이가 시작점 대비 35m나 올라가는 경사다. 국내 가장 급한 구배인 29퍼밀보다 가파르다. 더 가면 곡률반경 250 구간도 있다고 했다. 이는 시속 60㎞ 운행시 열차가 쓰러지게 되는 악조건이다.

철도종합시험선로 내 급구배 구간을 옆에서 본 모습. 사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갈수록 높이가 크게 올라간다.
철도종합시험선로 내 급구배 구간을 옆에서 본 모습. 사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갈수록 높이가 크게 올라간다.

고태환 운영팀장은 “철도종합시험선로는 급구배, 급곡선을 비롯한 다양한 악조건 실험이 가능하다”며 “철도교통기술을 개발하는 이들에게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곳”이라고 말했다. 이전에는 이런 시험 상당 부분을 해외 시설에 의존해야 했다. 시험선로 구축으로 소요 비용과 시간을 크게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도 시험선로를 통해 다양한 시험이 이뤄질 전망이다. 국내 기업 개발 철도차량 시험이 예정돼 있고 동북아 철도 연결을 위한 '궤간가변대차' '대륙 장대 화물열차 제동장치' 시험도 확대될 예정이다. 세계 최초 5세대(G) 기반 열차제어 시험도 시험선로에서 진행된다.

고태환 운영팀장이 시험선로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고태환 운영팀장이 시험선로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기지에서 6.5㎞ 떨어진 곳에서는 실제 철도연이 개발한 'ART 거더 철도교량'도 볼 수 있었다. ART 거더 철도교량은 특수한 구조로 건설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는 구조물이다.

고 팀장은 철도종합시험선로가 해외로부터도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철도종합시험선로 시공사인 GS건설이 지난 4월 싱가포르 철도종합시험선로 공사를 최종 수주할 정도로 우리 위상이 높아졌다”며 “앞으로도 이곳 시험선로를 더욱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