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센츄어 보고서에 따르면 인공지능(AI)은 정보통신기술(ICT)의 하나가 아니라 노동·자본·토지와 함께 생산의 4대 요소로서 노동생산성 저하, 경제성장 둔화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ICT, 제조, 금융 등 기존 산업의 혁신을 촉발해서 오는 2035년까지 미국·독일·일본 등 주요국의 연간 경제성장률을 약 2배 증가시킬 것으로 예측된다. AI가 경제와 산업구조를 재정의할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 각국은 AI 기술을 선도하고 전 산업 지능화를 위해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 학습데이터 활용, AI 산업 인력 양성, 응용기술 개발 등 AI 연관 산업 육성에 필요한 자원 집적화를 적극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면 전통 제조 강국 독일은 AI 분야에서 경쟁 국가에 비해 뒤처지자 오는 2025년까지 30억유로를 투자해 드레스덴, 함부르크 중심의 클러스터를 조성한다. 반도체, 해운물류, 교통 등 지역특화산업에 AI를 확산한다. 중국은 상하이, 저장성, 광둥성 등지 중심으로 '국가AI혁신개발구'를 조성해 제조·커넥티드카·로봇·의료 분야에 AI를 적용하고 활용 범위를 확대 강화한다.
경쟁국이 AI 집적단지 조성을 통해 AI 연관 산업을 육성하려는 이유는 첫째 지역별로 활성화된 특화산업과 연계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지역 거점별로 반도체, 제조, 조선 등 지역 특성에 맞는 전통 특화산업이 발달했다. 해당 분야 산업의 역량이 풍부, AI와 융합을 통해 연관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에 용이하다.
둘째 산업별로 숙련도 높은 인력 자원을 쉽게 확보할 수 있다. AI 연관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석·박사급 연구 인력만큼 산업 인력 수급이 매우 중요하다. AI 연관 산업은 기존 산업 프로세스, 서비스, 솔루션 등을 지능화해 생산성·사용성 등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산업 지식을 보유한 기존 인력의 교육을 통해 AI 산업 인력으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올해 '광주 AI 집적단지'로 AI 연관 산업 집중 육성을 위한 첫걸음을 뗐다. 광주 주력 산업인 자동차·에너지·헬스케어에 AI를 융합하는 집적단지를 조성해 향후 5∼10년 후 미래자동차, 자율주행, 스마트 에너지, 디지털 헬스 등 신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경제 및 일자리 구조를 변화시켜 지속 성장이 가능한 경제와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 것이다.
광주 AI 집적단지와 같은 사례를 전국으로 확대하는 한편 경쟁력 있는 반도체, 바이오, 제조, 조선 등 지역특화산업에 AI를 융합해야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도약한다. 이를 실행한다고 가정할 때 두 가지 방안을 제언한다.
첫째 대기업-중소기업-스타트업이 동반 성장하는 협업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AI 연관 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데이터를 보유한 대기업과 AI 서비스 및 솔루션을 개발하는 소프트웨어(SW) 창의 기업 간 긴밀한 협력이 필수다. AI 연관 산업은 시장과 기술 변화 속도가 매우 빨라 대기업은 역량 있는 중소·스타트업과 협업, 시장에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 중소·스타트업은 대기업이 보유한 자원과 시장을 활용함으로써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다.
둘째 지역특화산업에 AI를 융합하고 산업 혁신과 개발을 담당할 AI 산업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지역특화산업을 AI 연관 산업으로 전환하고 성장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전국에서 몇 년 안에 100만명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판 뉴딜에 'ICT이노베이션스퀘어 조성'과 '산업 전문 인력 AI 역량 강화' 사업을 포함해 AI 산업 인력 양성 거점을 전국에 확대하는 것도 바로 AI 산업 인력의 중요성 때문이며, 이를 더 강화해야 한다.
글로벌 경제에서 AI는 경제성장과 산업구조를 변화시키는 핵심 자원으로 떠오른다. 우리 경제가 선도형으로 앞서 나가기 위해서는 AI 집적단지를 전국 곳곳으로 확대해야 한다.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 양질 일자리 창출, 지역 균형 발전의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바로 AI 집적단지다. 국가 차원에서 AI 집적단지 확대에 투자를 집중하길 제언한다.
김창용 정보통신산업진흥원장 cykim@nip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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