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2분기도 LG생건에 완패…영업익 67% 급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 화장품 시장이 위축되며 영업이익이 3분의 1로 줄었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362억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67.2%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4.7% 줄어든 1조1808억원, 당기순이익은 93.1% 급감한 51억원에 그쳤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국내외 모두 저조한 실적을 거뒀다. 사업 다각화로 실적 성장을 이어간 경쟁사 LG생활건강과 화장품 사업 의존이 높아 코로나 타격을 피해가지 못했다. 특히 국내 사업은 면세점과 백화점, 로드숍 등 오프라인 사업 전반에 실적이 부진했다.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 2분기 영업이익은 352억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60% 줄었다. 비대면 소비에 따라 국내 온라인 채널 매출은 늘었지만 오프라인 채널이 부진했다.

국내 사업 매출은 26% 감소한 6567억원, 영업이익은 31% 줄어든 506억원에 그쳤다. 해외 사업은 적자전환했다.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줄었다.

설화수 등 럭셔리 브랜드의 중국 온라인 시장 매출이 70% 이상 성장했지만 코로나19 여파가 지속되며 아시아 사업은 매출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북미 사업은 매출이 36% 감소한 139억원, 유럽 사업은 38% 줄어든 30억원에 각각 그쳤다.

아모레퍼시픽, 2분기도 LG생건에 완패…영업익 67% 급감

로드숍을 운영하는 계열사 브랜드는 줄줄이 적자 전환했다. 이니스프리는 2분기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액 884억원으로 40% 감소했다. 에스쁘아도 적자전환했다. 직영점 축소와 오프라인 채널 매출 감소로 매출이 11% 하락했다.

에뛰드는 로드숍 매장 효율화로 전체 매출은 35% 줄었지만 전분기에 이어 적자폭을 줄이는데 성공했다. 에스트라와 아모스프로페셔널은 작년 동기대비 영업이익이 53%, 4% 각각 줄었다.

경쟁 관계에 있는 LG생활건강과는 전분기에 이어 이번에도 극명히 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2분기 LG생활건강 영업이익은 3033억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0.6% 증가했다.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힘입어 61분기 연속 영업이익 성장을 이어갔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하반기 디지털 체질 개선과 맞춤형 화장품 기술, 고객을 사로잡을 수 있는 혁신 상품을 통해 실적 개선의 교두보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