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군용·농업용 드론에 모터를 공급하며 드론 부품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모터를 주력으로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전자식속도제어기(ESC) 등의 부품 개발은 물론 이들 부품을 하나로 합치는 일체형 제품도 선보이겠다는 전략이다.
모터 등 드론 부품 시장은 중국 업체가 장악한 분야로, 세계적 모터 기술력을 갖춘 LG전자가 가세하면서 시장 판도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군용과 농업용 드론 모터를 공동 개발하는 협약을 맺고, 드론 모터 사업을 본격화했다.
최근 LG전자는 국산 드론 업체 메타로보틱스와 손잡고 드론 모터, BMS, ESC 등 부품 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메타로보틱스는 LG전자 드론 모터를 자사의 반디 드론에 적용, 필드 테스트할 예정이다.
메타로보틱스 관계자는 “그동안 드론 모터는 대부분 중국 제품에 의존해 왔지만 앞으로는 LG전자의 드론 모터를 통해 국산 드론 경쟁력을 더욱 높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보다 앞서 LG전자는 LIG넥스원과 군용 드론 모터를 공동 개발하는 협약을 맺었다. LG전자는 드론 비행시간을 늘리기 위해 모터 성능 향상과 경량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또 드론용 모터와 제어기인 모터 드라이브를 하나의 모듈로 합치는 일체형 제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LG전자가 드론 모터 시장에 진출한 것은 가전을 개발하며 축적한 인버터 모터 기술이 기반으로 작용했다. LG전자는 지난 1998년 세계 최초로 세탁기에 다이렉트 드라이브(DD) 모터를 적용했다. 지난해부터는 여기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 '인공지능 DD' 모터로 발전시켰다. 모터 속도를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인버터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탁월한 모터 기술은 LG전자가 세계 생활가전 시장에서 1위가 될 수 있게 된 배경의 하나로 꼽힌다. LG전자는 2013년 말 모터연구소를 설립하고 모터 기술력을 축적해 왔다. 현재는 인버터 모터를 에어컨, 세탁기, 냉장고, 공기청정기, 식기세척기 등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국내 드론 시장은 개인용 시장이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농업, 건설, 군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상업용 드론 시장은 대부분 중국 업체가 장악했으며, 드론용 모터 역시 중국 업체 제품이 대부분이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업계는 드론 모터의 70~80%가 중국산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시장에 LG전자가 진출하면서 시장 구도를 흔들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20년 이상 축적한 모터 기술을 기반으로 드론 모터라는 신사업에 진출했다”면서 “가전 시장에서의 모터 경쟁력이 드론 시장에서도 이어질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LIG넥스원과 공동 개발 협약 이어
-
권건호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