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기성 산업부터 뜨는 산업까지... 모두 주목하는 LCK 프랜차이즈 선정전

[이슈분석]기성 산업부터 뜨는 산업까지... 모두 주목하는 LCK 프랜차이즈 선정전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십 코리아(LCK) 프랜차이즈 리그는 내년 1월 출범을 목표로 한다. 21개 팀이 지원했다. 기존 리그에 참가했던 기업을 필두로 사모펀드까지 다양한 자본이 대거 유입됐다. 9월 중 선정자 계약을 마치고 발표한다.

e스포츠를 통해 기업 홍보효과를 누리고자 하는 기업 기대와 중계권료를 비롯해 향후 수익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고자 하는 게임단 욕구가 맞아떨어졌다. 모기업의 사회공헌 혹은 광고판으로서 역할이 아닌 자생력을 가진 스포츠 비즈니스로서 새 장을 연다.

북미 LCS와 유럽 LEC는 프랜차이즈화 시 기존 스포츠단이 새롭게 참여했다. 한국은 중국 LPL과 마찬가지로 기업 자본과 뉴미디어, 콘텐츠 기업이 참전을 희망한다. 여가와 산업으로 접근하는 동아시아 게임 문화를 엿볼 수 있다.

T1은 SKT와 컴캐스트가 합작해 만든 e스포츠 전문기업 '에스케이텔레콤 씨에스 티원 주식회사'소속이다. SKT가 대주주다. 라이엇게임즈가 주최, 주관하는 모든 국제 대회를 우승한 유일한 팀이자 18회 우승으로 리그오브레전드 공식 대회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했다. 농구 마이클 조던, 미식축구 탐 브래들리에 비견되는 '페이커' 이상혁을 보유했다.

국내 스포츠 구단 최초 BMW 본사 후원을 받을 정도로 광고효과를 인정받는다. 게임 올림픽 WCG와 e스포츠 구단을 젠지에 매각하고 철수했던 삼성전자도 돌아오게 했다. 삼성전자는 T1과 파트너십을 맺고 게이밍 모니터 시장을 공략한다. T1은 올해 개소하는 T1 서울 사옥 내 e스포츠 선수 전용 훈련 공간을 '삼성 플레이어 라운지'라고 이름 지었다 G9과 G7을 설치해 공식 게이밍 모니터로 활용할 예정이다. 이외 하나은행, 나이키 등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한화생명은 LCK 프랜차이즈에 앞서 신임 단장을 선임하고 전문성 강화에 나섰다. 경기력 향상을 위한 시스템 개선, 뉴미디어 콘텐츠 마케팅과 다양한 분야와 파트너십 등 새로운 비즈니스 생태계 조성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한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시도한다.

올해로 창단 3년 차를 맞은 한화생명e스포츠는 야구단과 같은 선수단 전용 버스 도입, e스포츠 트레이닝 센터 설립, 소속 선수 케어 프로그램인 라이프 스쿨, 글로벌 이벤트 등 기존 e스포츠 구단에서 보기 힘든 활동으로 주목받았다.

젠지이스포츠는 글로벌 모바일 게임 기업 카밤 공동 창업자인 케빈 추가 만든 e스포츠 전문기업이다. 오버워치, 리그 오브 레전드, 배틀그라운드, 포트나이트, NBA 2K, 카운터 스트라이크: 글로벌 오펜시브, 발로란트, 클래시로얄 게임단 등을 운영한다.

e스포츠 선수 복지나 은퇴 후 생활을 보장해 주는 등 선수관리에 관심이 크다. 강남 고급주택가에 젠지 게이밍 하우스를 마련해 훈련뿐 아니라 소통, 컨디션관리, 교육 등을 책임진다. 미국 대학과 파트너십을 맺은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2019년 포브스 선정 '세계 e스포츠게임단 중 가장 가치 있는 게임단' 6위에 오르기도 했다. 크리스 박, 마틴 김 등 전통 메이저 스포츠에서 주요 직책을 맡고 있던 인물이 합류하고 있다.

DRX는 카카오와 손을 잡았다. 카카오는 DRX 팬덤과 향후 성장 가능성이 카카오프렌즈 캐릭터와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라이언'은 DRX 유니폼에 부착된다. 선수 스트리밍 영상, 팀 굿즈 등 다양한 콘텐츠에 노출된다. DRX는 북미, 중국, 유럽 등에서 평균 글로벌 시청자 수 톱3에 드는 인기 구단이다. 인기를 바탕으로 맥라렌과 파트너십을 맺기도 했다.

최근에는 배우 배용준을 비롯한 투자자로부터 총 12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120억원은 LCK 프랜차이즈 가입비로 추정되는 금액이다. 제이에스코퍼레이션과 서울투자파트너스, 퀀템벤처스코리아, 신한캐피탈, 원익투자파트너스, 데브시스터스벤처스 등이 참여했다. 프랜차이즈 선정에 대한 조건부 투자 확약서 없이 투자와 납입을 진행했다.

농심은 '팀 다이나믹스'가 프랜차이즈에 선정되면 팀을 인수하고 LCK에 입성한다. 보수적 성향이 짙은 식품업계에서 e스포츠팀 운영을 시도하는 첫 번째 사례다. 10대부터 30대에 이르는 젊은 고객과 친밀도를 높이고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길 기대한다.

소노호텔앤리조트는 2부리그 '어썸스피어'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LCK 프랜차이즈에 도전한다. 비발디파크, 오션월드, 골프클럽, 승마클럽을 비롯한 레저시설과 소노캄 고양 등 전국에 17개 호텔, 리조트 인프라를 활용해 e스포츠 문화와 저변을 확대한다.

소노호텔앤리조트는 리조트 운영 노하우와 글로벌 인프라를 통해 세계 시장으로 뻗어나갈 예정이다. LCK 콘텐츠를 활용해 브랜드를 알린다. 해외 리조트에서 LCK를 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팬덤 확산과 관광 콘텐츠 유통 등 글로벌 사업을 전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야쿠르트는 '브리온 블레이드'와 네이밍 파트너십을 맺었다. 네이밍 파트너십은 구단 이름에 기업명을 넣는 방식이다. 유명 구단과 구장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경쟁이 치열한 분야다. 단기적인 스폰서십에 그치지 않고 LCK 프랜차이즈 이후 추가 3년간 장기적인 파트너십으로 가능성을 열어뒀다.

'뜨는 산업' 콘텐츠 크리에이터 기업 참가도 눈에 띈다. 업계 선구자격인 아프리카TV를 필두로 샌드박스게이밍, 알앤에프6, 더블유디지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신규 스포츠 구단 진출은 없다. 당초 리그 투자 의향서를 제출했던 미국 NBA 등 정통 스포츠 프랜차이즈 e스포츠구단은 최종 지원을 하지 않았다. NBA 새크라멘토 킹스 구단주인 앤디 밀러가 운영하는 e스포츠 그룹 'NRG e스포츠'가 지원의사를 밝혔으나 최종 지원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또 1인칭 슈팅게임 (FPS) e스포츠 대회인 카운터 스트라이크 리그 명문 팀인 '페이즈 클랜(FaZe Clan)' 역시 빠졌다.

미국 LCS는 NBA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휴스턴로키츠, 골든스테이트워리어스, 밀워키 벅스가 프랜차이즈 심사에 통과하면서 리그에 들어왔다. 유럽 LEC는 NBA 마이애미 히트, 독일분데스리가 FC샬케, FC쾰른이 프랜차이즈를 통과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