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법안을 둘러싼 정치권 공방이 연일 격해지고 있다. 여야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양상이다. 여당은 7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4일 남은 부동산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야당은 여당이 단독으로 법안을 처리하며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일(4일) 본회의에서 임대차3법 중에서 남은 하나인 부동산거래신고법과 부동산 3법인 종합부동산세법, 법인세법, 소득세법을 비롯해 부동산 관련 법안, 민생경제 법안을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임대차 3법의 핵심인 계약갱신제, 전월세상한제 등은 지난달 30일 본회의를 통과해 31일부터 시행되고 있다”며 “20대 국회 통과가 늦어져서 21대 국회로 넘어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정은 취지를 홍보하고, 정부는 사례별로 상세히 배포해달라”며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에 오해에서 갈등이 발생될 수 있으니 신속하게 대응해달라”고 주문했다.
민주당은 부동산 가격 폭등 원인은 '전 정권' 책임으로 돌렸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부동산 폭등을 초래한 원인 중 하나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 9년간 누적된 부동산 부양정책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과 정부 정책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시작된 정책의 폐단을 극복하고 정상화하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미래통합당은 민주당이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상대책회의에서 “세입자와 임대인 간 갈등 구조를 더 높였다”며 “부동산 투기 억제를 위해 신속한 법 제정을 했다고 한다지만, 과연 이게 세입자를 위한 것인지 이해하기가 굉장히 힘들다”고 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부동산 세금 정책은 시장을 교란하고 부작용만 양산할 것”이라며 “국민이 극렬하게 반발하는데도 문제를 낳는 법을 통과시키려 한다”고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서민 누구나 월세로밖에 살 수 없는 세상이 바로 민주당이 바라는 서민 주거 안정인가”라고 꼬집었다.
그는 “(윤준병 민주당 의원은) 월세 사는 사람의 고통이나 어려움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범여권인 열린민주당에서도 부동산 정책을 두고 쓴소리가 나왔다. 주진형 최고위원은 KBS 라디오(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박근혜 정부 정책이 최근 부동산 가격 폭등의 원인이라는 여권 주장에 대해 “2014년 말에 나온 법이 폭등 주범이라고 할 근거가 뭐가 있나”라고 비판했다. 주 최고위원은 “그게 문제가 됐으면 지난 3년간 국회에서 고치려고 노력해야 했는데, 왜 지금 와서 갑자기 그 이야기를 꺼내나”라며 “친여당 계열 진보파 인사들이 부화뇌동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날 여야가 부동산 법안을 두고 이견을 이어가면서 국회의장이 주재하는 원내대표 주례 회동은 통합당 불참으로 불발됐다.
오후에 예정된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이해찬 대표가 통과시키겠다고 단언한 종부세법, 법인세법, 소득세법 개정안과 전월세 신고제 등이 상정된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민주 "임대차3법·종부세 처리"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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