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암상, 기초과학 시상 확대…JY, 기초과학 육성 의지

호암상, 기초과학 시상 확대…JY, 기초과학 육성 의지

호암재단은 내년부터 호암과학상을 물리·수학부문, 화학·생명과학부문으로 분리해 확대 개편한다고 4일 밝혔다.

올해 호암상 제정 30주년을 맞은 호암재단은 세계적인 코로나 확산에 따라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국가적 역량이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기초과학분야 연구 장려와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국내외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이에 따라 2021년부터 호암상은 △과학상(물리·수학부문, 화학·생명과학부문) △공학상 △의학상 △예술상 △사회봉사상으로 시상한다. 상금 규모도 총 18억원으로 확대한다.

기초과학 시상 확대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처음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재계 관심이 쏠린다. 이 부회장은 공학이나 의학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평가되는 기초과학분야에 대한 지원을 확대, 산업 생태계 기초를 더 단단히 해 궁극적으로 국가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자는 취지로 확대 시상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암재단은 이 같은 이 부회장 제안을 받고 역대 호암상 수상자, 호암상 심사위원, 호암상 위원, 노벨상 수상자 등 국내외 다수 학계 전문가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최종 확정했다.

학계에서는 호암 과학상을 세분화해 확대하는 것이 국가 기초과학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평가하며, 이는 국제 과학계 흐름과도 부합한다. 스웨덴 노벨상은 과학상을 물리상과 화학상 등 2개 부문, 홍콩 쇼(Shaw)상도 천문학과 수학 등 2개 부문에 대해 시상한다.

호암상은 호암 이병철 선생의 인재제일과 사회공익 정신을 기려 학술·예술 및 사회발전과 인류복지 증진에 탁월한 업적을 이룬 인사를 현창하기 위해 1990년 이건희 삼성 회장이 제정했다. 올해 30회 시상까지 총 152명의 수상자들에게 271억원의 상금을 수여했다.

호암상의 꾸준한 지원으로 '노벨상' 수상의 꿈을 이룰 날이 가까워졌다는 전망도 나온다. 노벨상을 수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한국계 연구자 중 역대 호암상 수상자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세계적 학술정보서비스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구 톰슨 로이터)는 호암상 수상자인 찰스 리 미국 잭슨랩 교수(2008년 의학상), 유룡 KAIST 특훈교수(2010년 과학상), 박남규 성균관대 교수(2018년 공학상) 등을 '노벨상을 수상할 유력 후보'로 예측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