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공장이요? 안 그래도 어려운데 그런 걸 할 돈이 어디 있습니까.”
최근 만난 한 중소 제조업체 임원은 '스마트공장' 이야기에 손사래부터 쳤다. 장기 불황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겹치며 경영 상황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재원 마련이 어렵다고 했다.
정부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한국판 뉴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모든 산업을 디지털로 전환, 생산성을 확대하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전통 굴뚝 산업인 제조업에서도 디지털화가 진행되고 있다. 모든 설비 정보를 한눈에 파악하고, 공정 과정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이용해 한층 효율적으로 생산시설을 관리할 수 있는 '스마트공장'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기준 국내 스마트공장 도입률은 11.8%에 그쳤다. 경영난을 이유로 디지털 전환에 난색을 보이는 중소기업이 많기 때문이다. 인력을 줄이는 구조조정까지 단행하며 고군분투하는 마당에 스마트공장은 언감생심이라고 말한다.
정부는 올해 전국에 총 5600개의 스마트공장을 확보하기 위해 415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한 스마트공장 솔루션 전문 업체에 따르면 최근 6개월 동안 정부 지원 사업을 상담한 기업 수는 약 2.5배 증가했다. 정부 지원을 계기로 스마트 팩토리 구축에 대한 중소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산업계는 코로나19 사태로 공장가동률이 저하된 지금을 스마트공장 솔루션 보급의 최적기로 보고 있다.
스마트공장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코로나19 여파로 공급망이 재편되고 4차 산업혁명 기술이 확산하면서 공장 운영의 효율성 개선은 물론 에너지 절감, 고장 시간 감축 등이 동시에 요구되고 있다.
과거 방식에 안주한다면 시장에서 도태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우리 중소 제조 기업들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 스스로 스마트공장으로 변신하는 결단을 내리기를 기대한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