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체온측정 카메라, 허점 바로잡아야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안면인식 체온측정 카메라'가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지만 허점이 드러났다. 다중이용시설에 설치된 제품에서 실제 얼굴이 아닌 스마트폰 사진을 잘못 인식하는 오류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카메라는 출입자의 얼굴을 인식해 마스크 착용 여부를 판별하고, 적외선 체온 측정을 통해 고온 발열자를 가려내야 한다. 첫 단계는 체온측정 대상자의 얼굴을 정확히 인식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시중에 설치된 일부 제품은 스마트폰에 저장된 얼굴 사진을 실제로 인식해서 체온을 측정했다. 또 스마트폰 사진뿐만 아니라 종이로 출력한 얼굴 사진에도 반응했다. 첫 단계부터 오류가 발생하니 정확한 출입자 발열 체크와 출입 통제가 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제조사는 환경에 따라 오차가 있을 수 있고, 얼굴이 아닌 다른 신체 온도를 측정한 결과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신체를 가까이 하지 않고 사진을 댔을 때도 체온 측정이 이뤄졌다.

원인은 코로나19 이후 안면인식 체온측정 카메라가 쏟아지고 있지만 품질 검증은 미흡했기 때문이다. 현재 유통되고 있는 제품들도 국내에서 직접 개발 및 제조한 것인지 수입 제품을 상표만 바꿔 판매하는지조차 분명치 않다.

더 큰 문제는 카메라를 무인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이다. 출입관리 시스템과 연동해 정상 체온인 사람에게만 출입문을 개방해야 하는데 이를 악용하는 출입자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도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보완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한다. 인체용 열화상 카메라 성능을 검증할 제도를 제정한다는 것이다. 미리 철저히 대비했다면 '금상첨화'였겠지만 지금이라도 문제를 발견했으니 발빠른 대응이 중요하다. 코로나19 방역은 한 치의 오류도 허용하면 안 된다. 특히 '괜찮겠지' 하는 안일한 대응은 K-방역의 글로벌 성공을 가로막는 요인이 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