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상생결제, 왜 중요한가?

유동성이 취약한 국내 대다수 중소기업은 아직도 어음거래 비중이 높다. 대금지급 조건이 열악해 판매대금이 있더라도 자금 운용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어음대체 결제 수단은 신용등급이 높은 기업 위주로만 활용된다. 영세 기업의 경우 유동성 확보에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상생결제는 이 같은 중소기업 유동성 취약을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익형 금융 서비스다.

특히 법정관리 기업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법정관리 기업은 자신의 신용으로 어음 등을 발행하는 것이 제한적이다. 상생결제를 통하면 상위 기업으로부터 받은 외상매출채권을 분할발행해 현금을 주지 않고도 협력사에 대금지급을 할 수 있다.

2차 납품단계 이하 중소기업 대금지급 조건을 대폭 개선, 필요시 외매채 등을 즉시 현금화할 수 있다. 그 비용은 대기업 수준으로 절감해준다. 수익구조 개선과 자금순환을 원활히 해주는 역할을 한다. 지하경제 양성화 효과도 톡톡히 볼 수 있다. 종전 신용도가 낮은 기업은 블랙마켓에서 어음 할인을 해왔다. 모두 제도권 금융권으로 흡수해 세수화할 수 있고, 수익구조가 개선된 기업은 더 많은 세수를 낸다.

특히 상환청구권이 없는 방식이기 때문에 안전한 대금지급을 보장해 준다. 상환청구권이 있으면 대기업이 결제를 하지 않을 경우 협력사는 할인한 대금을 다시 은행에 상환해야 한다. 안전한 대금지급을 보장받지 못한다. 반면에 상생결제는 상환청구권이 없다.

기존 거래 계약조건을 유지한 만기일 지정도 가능하다. 대기업 어음을 받은 1차 협력사가 2차 협력사에 이를 배서해주지 않고 주로 자사 어음을 발행해주는 경우가 많다. 이는 대기업 어음을 언제든지 할인해서 쓰겠다는 이유도 있지만 그보다 만기일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4월 말 만기 어음을 받았더라도 지급해야 하는 구매대금이 5월 말 만기로 발행해야 하는 경우, 받은 어음을 배서해주면 1개월의 유동성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일반 기업간 거래에서 계약조건을 받을 대금과 지급할 대금 날짜를 약간 차이를 두는 경우가 다반사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하위 납품단계로 갈수록 만기일이 길어진다.

받은 외매채를 갖고 대금결제를 할때 만기일을 자유롭게 지정할 수 있게 해주면 각 단계별로 기업간 현재 지급결제조건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할인금리를 낮춰줄 수 있다. 상위 협력사들도 상생결제 도입 부담이 없다.

아울러 상생결제 참여 중소·중견기업은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른 법인세 감면 혜택을 받는다. 참여 대기업은 공정거래협약 이행평가, 동반성장지수 평가 등에 유리한 점수를 부여받는 등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건설업종에서는 상생결제로 대금지급이 되는 건설현장 원사업자에게 지급보증의무 면제혜택까지 주어진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