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차세대 'K-배터리' 개발 지원에 나선다. 미래 전기차 시장을 선점할 핵심 기술인 LG화학의 '리튬황 배터리', 삼성SDI의 '전고체 배터리' 개발 시점을 최대한 당기기 위한 총력전이다. 이들 차세대 배터리는 현대자동차 전기차 적용을 목표로 해 국내 업체들의 '전기차-배터리 동맹'도 한층 탄력 받을 전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차세대 이차전지(배터리) 개발 사업에 향후 5년간 300억원을 투입한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ITEC)이 올해부터 5년간 매년 60억원씩 투입해 LG화학과 삼성SDI의 리튬 기반 배터리 개발을 지원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차세대 배터리 제조 기술 개발과 성능 고도화를 위해 300억원 규모의 국비가 투입될 것”이라며 “수요 기업 요구 사항을 기반으로 배터리 핵심 기술을 확보해 전기차 시장 주도권을 선점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발 사업이 완료되면 현대차의 전기차 탑재를 목표로 후속 양산 일정이 최종 결정된다. 산업부와 LG·삼성 측은 그동안 정부의 그린 뉴딜 정책에 따라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 개발을 추진해왔다. 그 결과 현대·기아차 등에 들어갈 차세대 배터리 제품을 개발하자는데 무게가 실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LG화학의 리튬황, 삼성SDI의 전고체 배터리가 지원 대상에 포함됐다. 이들 배터리는 긴 주행거리와 안정성을 모두 잡으며 차세대 배터리 후보로 주목받는다.
리튬황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2~3배 높아 전기차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는 배터리다. 황은 쉽게 구할 수 있는 자원이기 때문에 생산비용도 낮출 수 있다. 대신 발화 위험이 있는 액체 형태 전해질이 다량 필요하다. 현재 LG화학은 카이스트와 전해액 양을 대폭 줄인 리튬황 배터리 전해질 제작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LG화학은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리튬황 배터리 양산을 위한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전해액을 고체로 바꿔 액체 전해질이 갖는 불안정성을 잡은 배터리다. 고체 전해질을 사용해 분리막을 사용하지 않는 대신 배터리셀을 더 많이 넣어 에너지 밀도를 높였다. 다만 리튬 이온의 이동 속도를 향상시켜 이온 전도도를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 삼성SDI는 2027년 상용화를 목표로 삼성전자 종합기술원과 개발을 진행 중이다.
정부는 국내 업체들의 차세대 배터리 개발을 최대한 앞당겨 조기 상용화를 달성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LG화학,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업체들과 회동을 갖고 전기차 관련 협력 방안을 논의한 이후, 배터리 기술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해 정부가 측면 지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관련 기술 개발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