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코로나19 국내 2차 대유행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시작된 감염 확산세가 누그러들지 않고 있다. 교회, 커피전문점, 학교 등 다중이용시설을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산발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수도권에서 대규모 재유행 초기단계로 판단하고 이번 주를 코로나19 전국 대유행을 결정짓는 분수령으로 봤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8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46명 발생해 누적 확진자가 1만5761명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코로나19 관련 누적 사망자는 306명이다.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14일(103명)부터 15일(155명), 16일(279명), 17일(197명)까지 나흘 연속 세 자릿수 증가했다. 18일까지 닷새간 발생한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991명으로 1000명에 육박한다.
이날 신규 확진자 246명의 감염경로를 보면 해외유입 환자 11명을 제외한 235명이 지역발생 감염자다. 서울 131명, 경기 52명 등 두 지역에서만 183명이 나왔다. 이밖에 인천 18명, 부산 7명, 대구·전북 각 6명, 충남 4명, 광주·경북 각 3명, 울산·강원 각 2명, 충북 1명 등으로 12개 시도에서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수도권에서는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감염 확산세가 누그러들지 않고 있다. 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낮 12시 기준으로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는 70명이 추가돼 누적 319명이 됐다. 이 교회와 관련해 지난 15일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던 전광훈 담임목사가 확진됐으며 교회를 방문했던 서울 세브란스병원 간호사, 확진 교인의 접촉자로 분류된 경기도 가평 군부대 병사 2명도 양성 판정을 받았다.
경기도 용인 우리제일교회에서는 전날 정오까지 5명이 늘어 누적 확진자는 131명이 됐다. 이밖에 강남구 금 투자 전문기업 '골드 트레인'(누적 58명), '코리아 IT아카데미'(7명), 영등포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오케스트로'(7명) 등 서울 도심 사무실에서도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고, 커피전문점인 스타벅스 파주야당점(42명)에서도 연일 확진자가 늘고 있다. 서울 혜화경찰서(4명)와 광진경찰서(1명), 관악경찰서(1명) 소속 경찰관도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일부 교회에서 시작된 감염이 다른 교회와 어린이집, 의료기관, 콜센터, 사무실, 학교, 경찰, 병원, 군부대 등으로 이어지며 전방위 확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수도권 외에도 광주에서는 유흥시설(14명), 부산에서는 일가족(8명)과 부산기계공업고등학교(15명) 관련 확진자가 잇따르고 있다.
김강립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이번 주는 수도권 집단감염이 전국적인 대유행으로 진행되느냐를 결정짓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그간의 경험으로 방역과 의료체계의 대응역량은 높아졌지만 이번 집단감염의 거센 확산세를 빠른 시일 안에 잡을 수 있을지 쉽게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총괄조정관은 “지금 신속하고 과감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대규모 유행으로 번지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며 “방역조치에 대한 적극적인 협조가 확산 속도를 늦출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 서울과 경기지역의 주민들은 앞으로 2주간 출퇴근, 생필품 구입, 병원 방문 등 필수적인 외출 외에는 집에 머물러 달라”고 당부했다.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2200만명을 넘어섰다. 2000만명을 넘은 지 불과 일주일여 만이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는 하루 30만명 가까이 늘고 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17일 오후 11시(GMT) 기준 세계 코로나19 확진자는 2202만9346명이다. 사망자는 77만6623명으로 집계됐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확진자 560만9657명, 사망자 17만3626명 모두 전 세계에서 가장 많았다. 다음은 브라질(확진자 335만9570명·사망자 10만8536명), 인도(확진자 270만1604명·사망자 5만1925명), 러시아(확진자 92만7745명·사망자 1만5740명), 남아프리카공화국(확진자 58만9886명·사망자 1만1982명) 순이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