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에도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 효과로 올해 2분기 손해보험사들의 당기순이익은 안정적인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올해 여름 기록적인 폭우로 자동차를 비롯한 우리 국민 재산에 상당한 손해를 입었고, 이어 불볕더위까지 기승을 부리면서 실적 개선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화재는 18일 기업설명회(IR)를 열고,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연결기준) 4555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4372억원)과 비교하면 약 4.2% 증가한 규모다.
영업이익은 올해 2분기 6265억원으로 작년 동기(5900억원)와 비교하면 6.2% 증가했다. 수입보험료는 총 9조7162억원으로 집계됐다. 항목별로는 일반보험 8236억원, 자동차보험 2조7455억원, 장기보험 6조1470억원 등이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DB손해보험, 현대해상도 모두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DB손보는 올해 2분기 순이익(연결기준)이 작년 같은 기간(1958억원) 대비 약 82% 증가한 3563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이 지난해 2분기 2603억원에서 올해 2분기 4629억원으로 크게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쳤다. DB손보의 올 2분기 총 원수보험료는 6조8429억원으로 집계됐다.
현대해상도 실적 개선 효과가 있었다. 올해 2분기 현대해상의 순이익(연결기준)은 199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646억원) 대비 21.4% 늘었다. 작년 2분기 영업이익이 2512억원에서 올해 2분기 2698억원으로 상승하면서 전체 실적이 개선됐다.
국내 주요 손보사의 실적 개선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반사이익이 작용한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정부가 대대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을 실시하면서 재택근무에 이어 주말 나들이를 자제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결과다. 코로나19 전염을 우려해 병원을 기피하던 형상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메리츠화재의 7월 가마감 기준 평균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4.56%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평균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90%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5%포인트(P) 수준 개선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3월을 기점으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으로 바깥 외출을 자제하면서 자동차 이용이 줄어들면서 손해율이 개선된 효과가 있었다”면서 “이외에도 병원 방문을 기피했던 것도 손해율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최근 역대 최장 기간 집중 폭우로 상당한 피해가 예상된다는 점이다. 손보협회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이번 달 초까지 접수된 자동차 침수피해 신고 건수만 7000건을 상회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는 침수로 인한 손해액만 7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보험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손해율이 감소하면서 실적 개선 효과가 있었지만, 최근 폭우와 이어진 폭염으로 상당한 피해가 예상된다”면서 “코로나19로 발생한 실적 개선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