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4개월만에 '번쩍배달' 부활...배달앱 3사 '속도전' 가열

주문 45분 이내 배달 완료 보장
라이더 1000명 추가 확보로 여력
쿠팡 '치타' 요기요 '익스프레스'
배달품질 확보 경쟁포인트로 부상

배민, 4개월만에 '번쩍배달' 부활...배달앱 3사 '속도전' 가열

배달의민족이 주문 후 45분 내 음식 배달 완료를 보장하는 '번쩍배달' 서비스를 개시했다. 쿠팡이츠 '치타배달', 요기요 '요기요 익스프레스'에 이어 배민도 배달 '속도전'에 참전했다. 다양한 메뉴 구색, 할인 쿠폰 등 기존 소비자 유인 요소가 3사 모두 상향 평준화되면서, 향후 경쟁 포인트가 배달 품질 확보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은 서울 전 지역과 경기 성남 일부 지역 대상으로 번쩍배달 베타 서비스를 최근 오픈했다. 해당 지역 이용자는 앱 메인화면 상단에 번쩍배달 카테고리가 활성화된다. 대상은 배민의 맛집 배달 서비스 '배민라이더스' 가맹점 중 특정 조건을 만족하는 경우다. 가맹점의 과거 데이터, 고객 위치별 가맹점과 거리 데이터를 기반으로 배달 예상 시간이 짧은 가게만을 모아 노출한다. 카테고리 내 노출 우선 조건도 배달예상 시간이 빠른 순이다.

배민은 앞서 지난해 10월 번쩍배달 시범 서비스를 선보였다가 올해 4월 중단했다. 당시 35분 내 배달 완료 원칙을 적용했으나, 주문 숫자가 예상보다 폭증하면서 시간 준수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 번쩍배달 부활은 최근 배민이 라이더 약 1000명을 추가 확보하면서 배달 역량이 충분해졌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결정이다. 배달시간도 10분 더 느슨하게 잡아 성공률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날씨 할증 등으로 가맹점 배달팁이 2900원을 초과할 경우에도 번쩍배달 카테고리에서 제외된다.

배달시간 준수는 소비자의 서비스 만족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경쟁 서비스 쿠팡이츠는 지난해 말부터 치타배달을 전략적으로 육성해 왔다. 다른 플랫폼과 달리 쿠팡이츠는 원천적으로 배달기사의 '묶음 배송'을 제한한다. 1회 1배달만 가능하므로 속도전에서 유리하다. 치타배달 가맹점들의 '조리시간' 준수 여부도 데이터 기반으로 분석해 3개 레벨로 차등화했다. 레벨이 높으면 노출 지역이 확대돼 상위 노출 가점을 받는다. 치타배달만 모아보는 필터 기능도 지원한다. 가맹점 입장에서는 레벨이 올라갈수록 매출 증대로 이어지게 된다.

요기요 역시 지난달 말부터 기존 맛집배달 서비스 '요기요 플러스'를 개편한 '요기요 익스프레스'를 선보였다. 모회사 딜리버리히어로가 개발한 인공지능(AI) 기반 배차 기술 '허리어'를 적용해 기존 서비스 대비 배달 속도를 끌어 올렸다. 6월 서울 노원과 도봉 지역에서 시범 운영 후 최근 강남 서초 지역까지 운영 지역을 확대했다. 현재 다양한 프로모션도 진행하며 이용자 확보에 열을 오리고 있다. 예상 배달시간 대비 10분 이상 배달이 지연되면 50% 할인 쿠폰을 요기요가 지급한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배달 속도를 끌어올려 배송 품질을 올리면 소비자 만족 외에도 각 가맹점의 플랫폼 의존도가 높아지는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배달기사가 부족한 피크시간에도 시간을 얼마나 준수 가능한지가 향후 각 서비스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