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충격이 국내 모든 산업을 덮친 가운데 디스플레이 장비 업계는 지난 상반기 준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차이나스타(COST), BOE, HKC 등 중국 주요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사들이 대규모 투자에 나서면서 신규 주문이 이어진 덕이다.
에스에프에이(SFA)는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7864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동기와 비교해 18% 늘었다. 영업이익은 919억원으로 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률은 11.7%다.
김영민 SFA 대표는 지난 19일 개최한 온라인 IR에서 “글로벌 사업과 신사업을 적극 확대하면서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에서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집중된 중국 디스플레이 패널사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장비 수주가 매출 상승을 이끈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SFA의 2분기 OLED 장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5% 증가하며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AP시스템은 상반기 매출 2495억원, 영업이익 16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작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7.6%, 영업이익은 19.3% 급증했다. 올해 들어 중국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사와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실적 상승의 기반을 마련한 덕이다. AP시스템은 지난 1월 CSOT와 848억원 상당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2월에는 BOE로부터 1493억원 규모 장비를 수주했다.
디엠에스(DMS)도 중국 시장을 기반으로 호실적을 거뒀다. 상반기 매출 1096억원, 영업이익 15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작년 동기 대비 매출 13.8%, 영업이익 35.7% 증가했다. DMS는 CSOT와 총 300억원 이상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LG디스플레이로부터 112억원 규모 장비를 수주했다.
이외에도 필옵틱스, 아이씨디, 영우디에스피 등 주요 장비업체가 상반기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준수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국내 장비업체들이 하반기 중국 시장 공략에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대형 패널 제조사가 코로나19로 주춤했던 투자를 다시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액정표시장치(LCD) 사업 철수·축소 계획에 따라 국내 수요가 줄어든 것도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수주 시기가 주기적이지 않은 장비업계 특성상 코로나19에 따른 수익 감소 영향은 다른 산업 보다 상대적으로 적다”면서 “당분간 국내 장비업계의 중국 매출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