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매출액 기준 점유율 3위를 기록했다. 지난 분기 스마트폰 출하량 세계 1위 자리에 오른 화웨이가 매출액에서도 삼성전자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0년 2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 매출액 기준 점유율 17.3%로 3위를 기록했다. 1위는 35.0%를 차지한 애플, 2위는 18.5%로 화웨이다.
앞서 SA는 자료 발간 하루 만에 홈페이지 내 목록에서 해당 보고서를 삭제하고 일부 제조사 데이터 수정 작업을 거쳤다.
이 결과 삼성전자와 화웨이 간 점유율 격차가 1.7%포인트(P)에서 1.2%P로 좁혀졌지만 순위는 뒤바뀌지 않았다. 애플과 선두 자리를 두고 경쟁하던 삼성전자가 2위 밑으로 내려간 건 2011년 2분기 이후 약 10년 만이다.
삼성전자 2분기 스마트폰 매출액은 약 130억달러(약 15조4000억원)로 전년 대비 26%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코로나19가 북미와 유럽 등 주요 시장에 본격 확산되면서 지역 폐쇄가 잇따르고 수요가 위축된데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상반기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S20 역시 기대치를 밑도는 성적을 거뒀다. 시장 전반에 중저가 모델이 강세를 보이면서 처음으로 엔트리급(저가) 모델이 전체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케팅비 절감 등 비용 효율화로 수익성은 유지했으나 출하량 자체가 큰 폭으로 줄어 매출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반면에 화웨이는 140억달러 매출을 기록, 감소폭이 4% 수준에 그쳤다. 주력 시장인 중국이 한발 앞서 회복세를 보이며 매출 하락을 최소화했다. 미국 정부 제재 반작용으로 중국 내에 퍼진 애국 소비 심리 역시 화웨이 점유율 상승을 견인했다.
화웨이는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에서도 5580만대로 삼성전자(5540만대)를 근소하게 앞섰다. 5세대(5G) 이동통신 모델 신제품을 대거 선보이면서 중국 시장 내 5G 전환 수요를 상당부분 흡수했다.
다만 다음 분기에도 화웨이가 2위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미국 정부 추가 제재 조치와 코로나19 진정 국면 등을 고려하면 일시적 반등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애플은 전년 대비 소폭 상승한 260억달러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다. 코로나19로 초기 소매 판매와 생산에 일부 차질을 빚었으나 보급형 아이폰SE 2세대 흥행에 힘입어 실적을 상당 부분 만회한 것으로 분석된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