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빠진 정치권 빅이벤트, '흥행'보다 '안정'에 초점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양대 정당의 '빅 이벤트'가 장마 피해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흥행몰이를 못하고 있다. 거대여당의 새 지도부가 선출되고 제1야당의 새 당명이 발표되는 등 4·15 총선 이후 가장 큰 이슈지만 전반적으로 침체된 사회 분위기에 이슈를 띄우기 보다는 사고 없이 행사를 치루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지난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해찬 대표 등 참석자들이 거리를 두고 앉아 있다. 연합뉴스
지난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해찬 대표 등 참석자들이 거리를 두고 앉아 있다. 연합뉴스

통합당은 새 당명 공모를 21일 마감하고 정강·정책 확정 및 당명 변경 작업에 들어갔다. 새 당명 관련 의견을 모으기 위해 26일 열기로 했던 연찬회는 연기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민주당이 전당대회를 온라인으로 열기로 결정한데 이어 통합당의 정강·정책 개정과 당명 변경도 영향을 받은 셈이다.

당명과 정강·정책 개정은 의원총회 전국위원회에서 보고 및 의결을 거쳐야 한다. 당초 통합당은 정강·정책 개정안과 새 당명을 8월 말께 발표할 계획이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으로 실내 50인 이상 집합이 불가한 만큼 정상적인 진행은 어렵게 됐다. 당 차원에서 기존과는 다른 방안을 검토 중으로 의결권 위임이나 비대면 방식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시도당위원장 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시도당위원장 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양당 모두 흥행보다는 안정에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다. 이달 초만 해도 민주당은 전당대회, 통합당은 당명 변경으로 각각 세 확산에 열중하는 모습이었다. 단순히 흥행을 넘어 지지층 결집과 함께 중도층에 새로운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7월 임시국회가 끝나고 약 2주간의 휴가 기간 동안 흥행몰이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역대 최장기간 장마로 대규모 수해가 발생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민주당은 당대표·최고위원 후보자 합동연설회를 연기했다. 통합당은 당명 공모 기간 별다른 홍보 이벤트를 진행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흥행은 바라지도 않고 불필요한 오해를 안사면 다행”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민주당은 예정대로 29일 전당대회를 열 계획이다. 이낙연 당대표 후보가 2주간 자가격리 중이고 김부겸 당대표 후보는 정당대회 연기를 요청했지만, 이미 온라인 시스템을 구축한 만큼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통합당도 이달 말 정강·정책 개정 및 새 당명 발표를 이어갈 예정이다. 새 당명을 알리기 위한 홍보활동은 온라인 미디어 중심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정치권은 민주당 전당대회와 통합당 당명변경 이후에도 대규모 군중행사의 정상 운영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국회 관계자는 “앞으로도 각종 행사에 비대면 플랫폼 활용이 계속 이용될 것”이라면서 “현재 국회와 당의 영상회의와 중계시스템이 나눠져 있지만 이를 통합한 플랫폼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