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타이어 3사를 둘러싼 악재가 계속 터지고 있다. 회사별 사정은 다르지만 예상치 못한 대내외 부정 이슈가 리스크로 부상하면서 타이어 3사는 위태로운 위기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위기를 타개할 타이어 3사 최고경영자(CEO)들의 경영 전략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국타이어는 경영권 분쟁이 불거지며 오너 리스크에 휘말렸다. 조양래 회장의 차남이자 실질 후계자인 조현범 한국테크로놀로지그룹(한국타이어 지주사)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하청업체로부터 수억 원의 뒷돈을 받은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경영권 논란도 현재 진행형이다. 조양래 회장이 조현범 사장에 주식 전부를 2400억원에 매각하며 사실상 승계 구도를 결정짓자, 조 회장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법원에 아버지를 대상으로 성년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했다. 회사 경영 위기 상황을 돌파해야 할 상황임에도 재판과 집안 싸움 등 여러 악재가 첩첩산중이다.
전대진 사장이 이끄는 금호타이어는 노사 갈등에 허덕이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법인 통장이 압류되면서 직원 급여 지급과 유동성 위기 우려에 처했다. 앞서 금호타이어 사내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정규직 고용과 임금 차액, 지연손해금 204억원을 지급하라며 법원에 회사를 상대로 채권 압류와 추심 명령을 신청했다. 최근 법원이 통장 가압류 처분을 정지해달라는 사측 신청을 받아들였지만, 여전히 전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과 비정규직 노조는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비정규직 노조가 속한 도급업체도 계약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도급업체 6곳은 지난달 말 경영난 등을 이유로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달 말까지 도급업체 운영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공장 가동 차질 등이 불가피하다. 도급업체 인력은 720여명으로 전체 생산직 직원 3200여명의 20%가 넘는다.
넥센타이어는 창업자 강병중 회장의 장남 강호찬 부회장이 야심차게 추진한 신사업 프로젝트에 제동이 걸렸다. 체코에 첫 유럽 공장을 본격 가동하면서 글로벌 타이어 브랜드로 입지를 확대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체코공장과 함께 서울 마곡에 문을 연 중앙연구소까지 무리한 투자는 회사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체코공장은 올해 연간 300만개를 시작으로 2022년 1100만개를 생산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로 차질이 불가피하다. 올해 상반기 체코공장 가동률은 60%에 그쳤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타이어 수요 급감에도 생산 단가 등 고정비는 큰 변화가 없어 타이어 3사의 경영 정상화는 더딜 수밖에 없다”면서 “최고 경영진이 리더십을 바탕으로 각 사가 처한 경영 리스크를 빠르게 극복해야 코로나19 이후 더 치열해진 글로벌 시장 생존 경쟁에서 반등의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