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타이어 3사, 하반기도 여전히 안갯속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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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타이어 3사 실적 회복이 하반기에도 불투명하다. 타이어 공급과잉 상황에 늘어난 재고로 수익성도 하락할 전망이다. 미국의 한국산 타이어에 대한 반덤핑 관세 규제 여부도 변수다. 그나마 다행인 건 교체용타이어(RET) 수요가 상당 수준 회복했다는 점이다.

◇세계 타이어 수요 점차 회복

전 세계 타이어 수요는 반등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못 미치지만 월 판매량이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타이어 수요 회복 속도는 신차용타이어보다 교체용타이어가 빠르다. 미쉐린 데이터에 따르면 2020년 6월 주요 시장의 전년 대비 교체용타이어 판매 증감률은 유럽 -12%, 북미 -12%, 중국 3%, 남미 -49%다. 신차용타이어 판매 증감률은 유럽 -26%, 북미 -26%, 중국 11%, 남미 -63%다.

가장 빠르게 코로나19 충격을 회복하는 곳은 중국이다. 중국은 유일하게 신차용타이어 판매가 증가했다. 완성차 도매 판매가 전년 대비 1% 증가했으나 신차용타이어 판매는 11% 늘었다.

가장 부진한 곳은 남미다. 6월 신차용·교체용타이어 감소율은 -63%와 -49%로 같은 달 기준 누적 감소율인 -52%와 -27%를 웃돌았다.

선진 시장은 신차용·교체용타이어 모두 부진했다. 러시아·독립국가연합(CIS)을 제외한 유럽과 북미의 신차용타이어 판매 감소율은 완성차 판매량 감소율(-24%·-27%)와 연동되면서 -25%, -26% 기록했다. 교체용타이어 판매도 주요 딜러샵 셧다운 영향으로 감소세를 이어갔다.

다만 감소율은 완화되는 추세다. 유럽과 북미 신차용·교체용타이어 판매 감소율은 6월 누적 감소율보다 적었다. 유럽과 북미의 신차용타이어 누적 감소율은 각각 -39%, -40%였고 교체용타이어 누적 감소율은 -19%, -21%로 나타났다.

◇재고자산 부담과 美 규제 불확실성

코로나19 여파로 늘어난 타이어 재고는 회사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산 타이어 3사별 재고자산 규모는 한국타이어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가 1조8536억원, 넥센타이어 3881억원 금호타이어 4026억원이다.

한국타이어와 넥센타이어 재고자산은 역대 최대 규모다. 2분기 말미에 수요가 반등 조짐을 보였으나 올해 1분기부터 수요가 급감해 지속적으로 재고자산이 증가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해 판매량을 늘리는 데 실패할 경우 재고재산을 줄이기 위한 할인 및 인센티브 정책으로 수익성이 감소할 수 있다.

금호타이어는 유일하게 재고자산이 줄었으나 회사 상황이 3사 중 최악이다. 10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다가 지난해 2분기 흑자로 돌아섰지만,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영향으로 다시 적자 늪에 빠졌다.

미국국제무역위원회(USITC)가 5월 착수한 한국·태국·대만·베트남산 타이어 대상 반덤핑 조사 결과도 변수다. 미국에서 이들 타이어가 공정가격 이하로 판매되는지 살펴보고 있다.

USITC는 한국산 타이어 등의 수입으로 미국 산업이 실질적으로 피해를 봤다는 합리적 징후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예비적 반덤핑 관세에 관한 결정은 11월 9일께 나올 예정이다. 최종 판단은 USITC이 내년 2분기 전후에 내릴 것으로 예측된다.

국산 타이어 3사도 반덤핑 관세 부과를 받을 경우 미국 매출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된다. 앞서 미국이 2015년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 중국산 타이어는 당시 가격 상승으로 인해 미국시장 점유율이 급감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